힘들다는 다른 표현
나의 고딩시절은 게으름 그 자체 였다.
엄마는 매사에 깔끔하고 부지런한 언니와나를 늘 비교할 수 밖에 없었다.
집안일을 싫어한 나는
청소는 물론이고 정리정돈도 서툴렀다.
Tv삼매경에
빠지면 아무것도 눈에 안들어 와서 , 밥먹는 것도 대충.....
엄마의 잔소리가 귀에 들어온 적이 한번도 없었다.
내가 잘못한게 뭔지도 모르겠고, 난 분명 나중에 치울려고 한 것인데..
잔소리 하고 있는 엄마의 찌질한 모습만 눈에 들어 왔다.
"먹었으면 빨리좀 치우자"라고 한마디면 될 말을
"너는 어떻게 된 애가 그렇게 일을 미루는거니.한번도 제때 치우지를 않네
상치우는 사람 차리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알아서 좀 딱딱 하면 어디가 아프니?
그렇게 말을 해도 고쳐지지를 않으니 개한테 얘기해도 너보다는 말을 잘듣겠다.
어떻게 매번 이렇게 잔소리를 해야지만 바로바로 치우는 시늉을 하니 내가 따라다니면서
잔소리를 할 수도 없고~~~~~~~~~계속~~~~~~~~
엄마의 잔소리 덕분에
피해다니고 도망다니며 잔소리와 비례하여 점점 게을러지고 반항적으로 변했었다.
약발이 다한 잔소리는 엄마의 성격만 더 고약하게
만들고, 엄마와 나사이를 점점 멀어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엄마나이가 되면서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잔소리의 숨은 뜻을......
엄마의 잔소리는 날 향한 화살이기도 하면서 엄마스스로의 푸념도 함께 들어있었다는 것을.
잔소리는 엄마의 외로움을 호소하는 외침이었다.
자신을 알아 달라고 하는 외침. 내가 이렇게 고생하고 있으니 나를 위로 해 달라는 외침.
아무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으니 그렇게 라도 자신을 표현하는 외침. 늘 모든걸 당연하게만
생각했지.
한끼의 밥상에 고마움을 표현하고. 깨끗한집안에 들어설때 감사한마음을 표현하는걸 그때는 왜 못했을까? 언제나 지나고 나면 후회한다.
"엄마 고마워 엄마딸 이제는 집안일 잘해"
나도 엄마처럼 똑같은 잔소리를 하는 어른이 되 버렸어.
오늘은 엄마 잔소리가 너무나 그리운 날이야. 등돌리지도 않고, 고개 숙이지도 않고, 두손으로 귀도 막지않고,
눈을 마주하면서
엄마 잔소리를 밤새워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