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이 가까워 오자.
구로디지털 벨리 건물
13층 엘리베이터 앞은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아직 어둠이 내리기 전 그들은 어딘가 약속 장소를 정하고 어둠 속에 연인과 함께 밤거리를 걷는듯한 눈빛으로 서 있었다.
땡 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이 탔다.
마지막 한 명까지 다 태우고 나자.
혼자 남았다.
무리들을 다보내고 다음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곧이어 15층에서 내려오던 엘리베이터가 섰다.
그때 이른 은 훨씬 넘겨보이는 할머니가 허겁지겁 내렸다.
13층에 고령의 할머니가 무슨 일로?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지하 1층 버튼을 눌렀다.
잠시 후 문이 반쯤 닫히려는데
할머니가
헐레벌떡 탔다.
"오메 여기가 아닌가 봐!"
반사적으로 버튼을 확인했다.
1층과 지하 1층 버튼이 눌려져 있었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는 9층에서 멈추고 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할머니가 후다닥 내렸다.
그러더니 다시 겸연쩍게 탔다.
"오메 뭔 일 이래"
잠시 후 7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다시 섰다.
한 아저씨가 서 있었고,
순간적으로 나는
할머니를 힐끔 보았다.
그녀는 가만히 앞을 응시할 뿐 다시 내리는 일은 없었다.
다시 5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추었다.
정적이 흘렀다. 아무도 없었다.
누군가 버튼을 또 누르기하고 사라진 게 분명했다.
또다시 할머니가 반사적으로 엘리베이터를 내렸다.
주위를 두리번 거린 후 잠시 후 다시 탔다.
혼잣말을 했다.
"워메 뺑글 뺑글 도네 여기가 대체 어디여"
이쯤 해서 할머니에게 한 번쯤 질문해야 될 타이밍이었지만
나는 웃음을 참느라 침묵해야만 했다.
그리고 추리해 보았다.
할머니는 15층쯤에서 탔고
1층에서 내리는 게 분명했다.
거의 다 왔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추고
아저씨와 할머니는 내렸다.
문이 닫히려는 찰나!
할머니 손이 다시
엘리베이터에 턱걸이를 했다.
이번에는 무안했던지 나를 향해 말했다.
"워메 희한하기도 하지 엘리베이터가 왜
뱅글뱅글 도는 거래요?"
결국 지하 1층을 남겨두고
내입은 열렸다.
"할머니 몇 층에서 내리세요?"
"지하 1층이지 이제 하나 남았네.
내가 바보 같지?
근데 엘리베이터가 진짜 빙빙 돌아!"
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에 서고
할머니는 익숙한 풍경을 만나듯
그제야 활짝 웃었다.
"할머니 여기가 할머니가 내릴 곳이 맞는 거죠?
"그렇지 바로 여기지... 여기야!"
할머니를 뒤로 하고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로 향했다.
그때
문득 혹시나 해서 돌아보았다. 함께 건물을 빠져나온 할머니가 시야에서 보이지 않았다.
궁금증이 폭발했다.
다시 건물로 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워메 뭔 일이래 할머니가 또 어디 간 것이여"
내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아뿔싸! 저 멀리
할머니가 다시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었다.
지하철을 걸어오는 내내
궁금했다.
할머니는 또다시 엘리베이터를
타시고 어디로 가려는 걸까?
"어린 시절 속
놀이동산이 엘리베이터 속이라면
얼마나 효율 제인 기억이란 말인가!
할머니는 정말 똑똑한 것이다, "
웜홀처럼 빙빙 도는 엘리베이터에 어디쯤
할머니는 새로운 세상에 있나!
내 미래가 아니 나 이듬이
어린아이 같은 나만의 세계 속에 다시 갇히게
되는 건가!
할머니의 공간 속에 함께 들어 가 보고 싶었다.
그곳에도 눈물과 슬픔 불안 두려움이 있겠지만
또 다른 형태의 감정으로 존재하지 않을까!
지금 현재의 기억이 사라지고
다른 시간 속의 기억들만 남아! 지금을 살아가더라도
나는 여전히 나 자신이다.
단지 나를 보는 가족과 사람들이
내가 내가 아니라고
슬퍼하고 절망하고 나를 잃은 아픔에
괴로워한다.
나는 여전히 나인체로
그곳에 서 있었다.
반짝이는 눈을 하고서.....
"워메 엘리베이터가 빙빙 도는데 난
아직도 여기 그대로인겨!
근데 난 이 빙빙 도는 곳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어.
이곳을 벗어나면
행복했던 그곳으로 가게 될 것 같은데....,.......
아니 이곳이 바로 그곳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