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느 때 어느 순간에도 난 지금 이 모습이고 싶어.
누군가 넌 이래서 좋아라고
이야기할 때면 어떤 사람을 바람이라는 틀에 넣어 버리는 것 같다.
난 그냥 내 모습일 뿐이야!라고 말하지만
누군가는 이런 모습이길 바라는 이중성을 본다.
네가 아는 내 모습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내가 아는
너의 모습은 내가 예측 가능할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
사랑하는 사람의 특별함을 넌 이래서 좋아라고 떠들고
나면 어쩔 때는
작고 왜소해진다.
그 특별함은 내가 만들어낸 바람일 뿐이다.
나의 특별함을 난 모른다. 왜냐하면 나를 규정할 수 있는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난 그냥 나답다.
그 나답다는 말에도 구체적인 설명을 붙이고 싶지 않다.
상냥하고, 너그럽고, 창의적이고, 예민하고, 감성적이고,
배려심이 많고, 이런 기타 등등의 단어가 불편하다.
일상이라는 정해진 규칙에 순응하고
습관이라는 무의식으로 정갈한 행동을 되풀이 하지만
나는 그냥 그때그때의 생각이 다르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반응할 뿐이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원하는지
정해져 있지도 않다. 나는 그냥 혼돈 그 자체일 뿐이다.
하지만 타인들에게 나와 비슷한 잣대를 갖다 대지 못한다.
너라고 부르는 순간 내가 원하는 네가
한 겹 씌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에게는 특별함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그 특별함에만 머물러
불안한 마음
소유하고 싶은 마음
집착하는 마음만
자꾸 몸집을 부풀리는지 모른다.
언제 어느 때이고 내가 내 모습이듯이
너 또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눈앞에 세우고 싶다.
너는 이런 사람이야 라고 선언해 버리는 순간
누군가는
이별을 준비하기도 하고
집착을 시작하기도 하고,
사랑을 시작하기도 하고,
권태가 시작되기도 한다.
우리는 이 지겨운 선언을 되풀이하면서
사람만 바뀌는 만남을 계속한다.
나의 연약하고
못난 삐뚤삐뚤한
모퉁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너의 지독한 외로움,
연약한 이기심
어두운 웃음
뜨거운 냉정을 특별함이 아니고,
그냥 너다움으로 보고 싶다.
너다움에 어떤 수식어를 붙이고 싶지 않다.
그래야 지만
너는 너 안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서
내 곁에서 외롭지 않을 테니까....
우리는 자기다움을 버리지 않고도
서로 함께 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