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혼자 식당에서 몇번이나 밥을 먹은 적이 있나요.
고독
길가는 여인이 나를 붙잡는다.
쭈빗쭈빛 머뭇거리는 기색이 영역하다.
저어 이 동네가 처음인데. 미안하지만 저녁시간인데.. 바쁘지 않으면 저랑 식사같이
하실래요. 제가 아는 식당도 없고, 혼자 밥 먹기도 그래서 그러는데.
밥 제가 살 테니 저랑 밥 같이 억어요?
작은 키에 통통한 볼을 한 여인은 곱고 이웃집 아줌마처럼 정겹다.
하지만 집에 딱히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혼밥을 해야 하는 데도 내키지 않는다.
" 미안한데요. 제가 좀 바빠서 그럴 수 없을 것 같아요. "
여자는 내 옷깃을 한번 더 잡는다.
" 제가 혼자서 밥을 먹어 본 적이 없어요"
이쯤 되면 마음이 약해서 여자의 말을 들어줄 만도 한데.
"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남기고 냉정하게 집으로 간다.
나는 참 정도 없는 인간이다.
텅 빈 집으로 돌아와
그녀는 식당에서 나는 집에서 혼밥을 한다.
여자는 분명 혼자일 것이다. 세상에는 나처럼 정 없는 인간들 투성이니까!
밥 한번 같이 먹어준다고 어디가 덧나는 것도 아니고,.....
김치를 씹으면서, 또 여자 생각을 한다.
아니지 세상에 사람을 어떻게 믿어 밥 먹자고 해놓고서는
물건을 판다던가.... 도를 믿으십니까 뭐 그럴 수도 있잖아.
그러면 어디 기분 상해서 소화가 되겠어.
식탁을 치우면서 또 여자 생각을 한다.
여자는 오늘 왜 낯선 거리로 온 걸까?
낯선 여행지에서의 추억이 웬 무미건조한 냉정한 여자의 뒷모습이라니
너무 슬프지 않은가! 그녀에게
따뜻한 밥 한 끼 사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어둠이 내리는 창밖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여자를
또 생각한다.
혼자서 밥을 먹어본 적이 없는 여자라면 얼마나 곱게 자랐을까?
무수한 혼밥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설움의 시간들이 여자의 뒷모습처럼 쓸쓸하다.
아무도 그녀와 밥을 먹어주지 않았기를 바란다.
그녀는 오늘 이제야 인생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인생이란 허름한 식당 귀퉁이에 앉아 혼밥을 하는 순간
알 수 있다.
아! 이제야 내가 어른이 되는구나.
아! 이제 난 충분히 혼자가 될 수 있는구나.
당신은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은 적이 몇 번이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