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복잡해
학창시절 팔방미인으로 불리던 그녀는
공부도 잘하고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애와 친해지기시작할 무렵
그녀에게 물었다.
"너 강아지 좋아해."
그녀는 무심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난 강아지의 그 측은하게 날보는
바라는듯한 그 눈빛이 싫어"
너무 부담스럽잖아, 그래서 강아지는
가까이 하고 싶지않아 "
무슨이유인지 모르게 그 한마디로 .그날 이후 그녀는 나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그말은 마치 소설속 대사처럼 낭만적이고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몇주가 흐른것 같다. 동아리 모임에서 강아지 메니아인 선배언니가
그녀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때 그녀의 활짝 웃는 표정을 지금도 기억한다.
"네 저 강아지 너무 좋아해요. 강아지 키우고 싶은데 엄마가 싫어해서요."
.........
기억이 잘못됐나 싶었다. 그 애는 내게 한 말은
기억조차 없는지 내가 함께 있는데도 선배언니와 강아지에 대해
유쾌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내 친구는 몇주사이
강아지가 좋아졌나 보다.
하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내가 아는 그녀의
특별함이 내안에서 사라짐을 느끼고 있었다.
틀별함은 나만이 간직하고 싶은 그무엇인가?
변하지 말아야 할 그 무엇인가?
꼭 진심을 담고있어야만 하는가?
분명하게 느껴지던 그녀만의 색이 사라지자,
분위기를 맞추기위해서든,호감을 얻기위해 서든
그 말속의 달콤함이 낯설었다.
내가 좋아하던 그녀만의 구수하고 톡쏘는
쌉싸름한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가 보여주는 많은 카멜레온적 모습은 새로움이 아닌
특별함도 아닌 그저 변덕으로만 보이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녀에 대해 생각할때
강아지를 좋아 했던건지 싫어했던건지 어떤아이였는지 모르겠다.
그저 공부잘하고 선생님들에게 칭찬받는 아이쯤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나에게 있어 특별함이란 조금 힘들게 접근하는
변형되지 않는 그 무엇인지 모른다.
세련되지않아도 좀 서툴고 못나도
그 안에 고뇌가 있고 다름이 있으면 되는지 모른다.
어쩌면 예측가능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인지
모른다. 강아지가 부담스런 존재에서 좋아하는 존재가 되기 까지의 긴 여정이 있어야만 했다.
강아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설명되어야 한다. 강아지 눈빛이 왜 갈구하는 눈빛인지
들여다 보아야 하고. 자유로운 한 생명체가 인간에 의해 길들여 지는 아이러니를 받아들여야 하고,
강아지 하나를 좋아하고 키우기 까지도 많은 험난한 자기 성찰을 거쳐야지만 가능한 일이었다.
이래 저래 나라는 사람은 정말로 복잡하다.
골치아픈 존재다. 뭘하나 좋아하기 까지도....
나라는 사람은 어떤면에 있어서는 너무 까탈스럽고
늘 가까운 길도 멀리
힘들게 가고 있지만, 어쩌면 나한테 만큼은
그 특별함이 나 다움이고 또 스스로가 특별하다고
여겨 지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