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끼 Dec 30. 2018

아픔 속의  여행

사색하기

나이 먹어서 가장 나쁜 점은 더 이상 꿈 따위를 꾸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육신보다 상상력이 먼저 쓰러진다는 입니다.

나는 이것이 가장 두렵습니다.

근데 몸까지 아프면, 마음이 느끼는 고통은 두배가 됩니다.

몸이 아플 때 가장 나쁜 점은 아름다운 것들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아픔이든 시한부 인생의 아픔이든

아픈 순간은 마음이 무인도에 고립되어 버립니다.

그때 기억에서 사라져 버리는 아름다운 것들,

따스한 햇살의 느낌 , 바람이 땀구멍을 스칠 때 부드러움,

아침 공기의 맛, 스산함의 매력! 저녁 어스름한 어둠의 색감!

당신이 웃을 때 내뿜는 청아함, 투박한 손의 옷음끼, 포옹해줄 때의 감촉,

커피에서 내뿜는 향보다 찐한 연기, 나를 배려하는 눈빛,...........

이 모든 것 들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이 마비됩니다.

아픈 순간 더 많은 글을 쓰고  글을 읽고 행복한 기억들을 가져와

고통 초차도 아름답게 가져와 머물고 싶습니다.

아플 때는 감동하는 마음이 사라집니다.

세상천지에 나만 혼자 아픈 것 같이 억울하고 슬프고 고립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아플 때일수록 사람들의 숲에서 숨을 쉬어야 해요. 마음은 끊임없이 상상하고 느껴야 해요.

아픔과 고통마저 호흡하고  내뿜을  수 있어야 해요.. 마음은 절대로

육신보다 먼저  죽을 수없기에

감사하고 감동하고 아름답기를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순간순간이 살아있음으로

빛이 나니까 말입니다.

아픈 그 순간에도 책들이 그림들이 음악들이  사랑하는 이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나의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만들 수 있도록, 마음을 늘 깨어있게 해서 호수처럼 머물러야 합니다.

호수 같은 잔잔함 속에 머물면 아름다운 사유 속에서 마음만은 평온할 수 있습니다.

몸의 고통을 사색으로 어루만질 때

마음은 생기를 되찾고 다시 설렘으로 찾아듭니다.


죽음마저 꿰뚫는 온전한 받아들임의 시간만이 존재의 순간임을

스스로에게 언제나 배우게 됩니다.

~~~~~~~~~

3주 전 발목 수술 후 힘들어서 허우적대다가 이제 좀 살만해서  마음이 기지개를 켭니다.

몸아! 수고했어 잘 견디어주어서.....

올 한 해는 늘 책과 글 속에서 살았습니다.


다음 브런치에는 출판작가의 세련된 글에서 시작해, 한 개인의 사적인 일기글까지,

다양한 글들이 많이 올라와서 구미에 맞게 읽기 좋습니다.

공짜로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음에 지인들에게 가끔 소개 할라 치면,

세상에 좋은 글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아마추어 글들을 읽어! 시간이 남아도니?

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는데, 내 개인적 취향은 유명 작가의 글도 좋지만 개인들의  날것 그대로의 진솔한 이야기도 마음속에서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 적이 많았습니다.

얼마 전   구독하던 작가 한분이  절필을 선언하면서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겠다는 공지를 읽었습니다.

 처음 미숙하게 출발했던  글과 그림이 점점 공감을 일으키고, 좋은 반응을 얻게 되자, 책도 출간하고 분위기가 업되는 시점에서. 글 쓰기가 뜸하더니

더 이상 즐겁지가 않다는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아무런 보상 없이 자신의 불행에서 탈출하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가  더 이상 행복하지 않다는 글이었습니다

즐거움이 사라지게 되는 과정들이 눈앞에 그려지더군요.

처음 마음을 울리는 글들이 점점 피로감이 묻어나는 듯했지만 여전히 감동적인 글이었는데

 .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시간 었나 봅니다. 글쓰기와 독서는 늘 언제나 나 자신을 중심에 놓고 즐기는

가슴설 레이는 일입니다. 좋은 글귀를 만나면 친구에게 들려주고 싶고.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이야기해주고픈 설렘의 대상이 있다면

사유의 시간은 행복 그 자체입니다.


자원봉사와도 같은 글쓰기와 포스팅은 어떤 의미나 즐거움 없이는 안 되는 일이기에

 아무 보상 없이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내어 주신 작가님들 감사합니다. 또한

올 한 해 저의 글과 그림들을 읽어 주신

독자분들의 공감이  있었기에

이 공간 속에서 즐거울 수 있었습니다.

고마워요.

새해에도 이곳에서  즐겁게 웃어 볼까 합니다.

사랑합니다.




일러스트

jimmy liao 님의 그림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만의 송년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