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거짓말. 그리고 사기!

연극

by 토끼

뮤지컬 공연을 좋아해서 뮤지컬 정보를 공유하고 티켓도 공동구매로 싸게 구매하려고 가입한 밴드에서 새로운 일창이 하나 왔다. 게시글은 단적도 댓글을 쓴 적도 없는 그림자인 나에게 어떤 외국인 보낸 어이없는 문자 하나!
떠듬떠듬 영어 어순을 느끼게 하는 문장으로 쓴 긴 글이었다. 채팅 차단을 해도
오는 글들은 무시하고 바로 삭제하는데
오늘은 비도 오고 , 새벽이었고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우연하게도 알람과 함께 모든 시간의 일치가 맞아떨어져서 채팅창을 클릭해 보았다. 노란 머리 외국인의 사진이 떴다.
자신을 프레드라고 소개하고 (나는 외롭고 쓸쓸해서 프로필들을 뒤척이다가 내 아내와 많이 닮은 당신의 프로필을 보고 오열했습니다. 내 아내는 4년 전 교통사고로 죽었고 나는 아직 힘들고 긴 시간 우울 속에 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이 밴드에서
당신 프로필을 본 순간 당신과 친구가 될 수 있다면 내가 어둠 속에서 빛으로 나올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당신과 친구가 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잠시 가슴이 짠하게 요동쳤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슬픔에 젖은 노란 머리 외국인이 어느 날 그리움 때문에 너무나 외로워 알지도 못하는
만 명이나 되는 프로필 사진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며 동양인 아내를 그리워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면이 영화처럼 마음을 적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감상도 잠시,
풋 하고 웃음이 나왔다 이건 또 무슨 수작인가! 감성을 파고드는 작업이 아닌가! 또한 무슨 의도로 이런 글을 보낸단 말인가......,.
진실의 여부를 떠나 이건 진화된 사기의 수법 중 하나이다. 얼마 전 친구가 들려준 사기수법 중 하나인 페이스북에서 온 메시지가 떠올랐다. 자기는 아프가니스탄 평화유지군 봉사자로서 의사이며 타국에서 외로운데 당신의 아름다운 프로필에 반해서 친구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많은 친구들이 있고 가족이 있고 사람 속에 피묻혀 살아도
우리는 늘 외롭다. 누군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자신을 원한다는 이야기를 읽으면
마음이 솔갓할 수밖에 없다. 사기든 뭐든 일단은 마음이 흔들린다.

우리는 좋아하는 사람이 밥 먹었느냐 하는 한마디 말에도 고맙고,
이름만 불러주어도 움찔하고 혼자 있고 싶다는 한마디에도 마음이 아린다.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에서 미실은 아들 비담덕이 선덕여왕에게 자신의 인생을 걸어보겠다고 하자
"여리디 여린 사람 마음에다가 인생을 걸겠다고...... 마음은 이용하는 것이지 믿는 게 아니다 "하면서 냉소를 터트리는 장면이 떠올랐다. 자신의 이익을 좇아 하루에도 열두 번씩 변하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의 마음에 목숨을 걸기도 한다.
아무것도 아닌 나를 사랑해 주어서, 때론
그 사람의 사상과 철학, 삶의 방식이 매력으로 와 닿아 마음을 사로잡으면 그 사람을 향한 믿음이 그 사랑이 되고 신념이 되어서 그 사람에게 나의 전부를 주어버릴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서로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진심을 다해야 한다.
감동이 없이는 절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서 사기를 치는 일은 늘 그 어떤 공식이 있다.
당신은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사기를 치는 사람도 그 순간이 진짜라고 스스로가 완전히 믿어버린다고 하지 않던가! 그래야지 사람 마음을 얻어낸다고 한다.
사기 치는 그 기간만큼은 완전하게 그 사람에게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완전한 프로 제비에게 당한 사모님은
제비에게 돈을 뜯겨도 제비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을 한때 인생 최고의 주인공으로 화려하고 특별하게 만들어준 사람이었으니까 그 수업료를 지불했다고 생각하면 남는 장사였다는 것이다.

우리가 누구를 완전히 믿고 사랑하는 그 순간은 행복하지 않은가! 세상의 주인공으로
완전한 행복을 누렸으니 어떻게 그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을까!
사랑이야말로 그런 의미에서 남는 장사이다.
사랑이 변했다고 사람 마음을 갖고 사기 친 거 아니냐고
함께 한 아름다운 모든 시간과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은 불쌍한 사람이다. 공짜로 마음껏 그 행복을 즐겼으면 수업료를 지불해야 한다. 실연의 아픔이라는 수업료는 사랑이라는 헛된
과실을 대책 없이 따먹은 대가 이기도 하다.

인생이 연극이면 모든 사랑의 본질은 서로가 서로에게 사기를 쳐야 이 루어 칠 수 있는 것이다. 모르는 것도 아는 척 꾸미고. 할 수 있다고 시기 치고.
그러면서 말도 안 되는 기대를 하고
뭔가를 바라게 되고 내가 해 줄 수도 없으면서도 사랑 때문에 부도수표를 날려서 사람 마음을 얻고 싶어 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 자신에게 장밋빛 허왕된 사기를 치면
사기인 줄 알면서도 잠시 달콤함에 젖기도 한다.

믿고싶은 마음이 만들어낸 희망이 만들어낸

단어 사기!
그것이면 된 것이다.
1분의 달콤함이냐 1년의 달콤함이냐 10년의 달콤함이냐 평생의 달콤함이냐 그 차이일 뿐이다. 본질은 다똑 같은 것이다. 그 사기를 잠시 믿고 싶어 하는 마음.

그 마음이면 된 것이다. 곧 변할 줄 아는 마음인 줄 알면서도 그 사람을 믿고 사랑에다 순간을 베팅해보는 것이다. 그 순간에만 사랑하면 된다. 자신을 믿고 깊이 상대를 사랑하면 된다. 그리고 사랑이 끝나면 인생이라는 연극에서 잠시 서로가 사기 치고 사기당하면서
그 순간들을 즐겼구나 하면서
깨닫 무대에서 내려오면 된다.


오늘도 일상 속 떠도는 수많은
립싱크를 하고 있고 사기성 멘트들에 마음은 희망의 빛이 잠시나마 스며든다. 믿고 싶은 마음 하나가
따뜻하게 마음을 데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랑 앞에서는
모두 사기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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