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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Jul 28. 2021

별다방 굿즈와 코로나 백신

별것 아닌 작은 성공이 필요한 이유

시즌만 되면 프리퀀시를 모아 굿즈를 모으게 만드는 마법 같은 별다방 마케팅.

처음에는 그곳의 상술이 싫었다.


어디서 먹어도 그 맛이 그 맛인 커피를 굳이 그곳에서  마시도록 만드는 게 이해되지 않았만, 나중에 라테를 마셔보니 내 취향이었다 :)

(그래 인정한다,  실력 없이 인기가 있을 리 없지)


매번 굿즈를 두 개씩 모아  하나를 선물로  친언니 덕에 나와 상관없던 그곳의 다이어리며 여행가방까지 고맙게 받았지만, '커피 맛은 괜찮다' 정도까지가  내가 다방을 통해 얻는 경험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별다방 프리퀀시 굿즈로 바꾸는 이벤트가 이번해부 방식이 바뀌었다고 들었다. 

물건을 받으려고 직접 가기 전에  온라인 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나와는 전혀 관계없던 일이 어느 날 나에게 생겼다.


이 프리퀀시도 응모  마지막 날이 있단다.   느 단톡방에서 자신들은 물건을 이미 받았기에  남는 프리퀀시를 주신다는 분들이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사람들이 그곳의 굿즈를 받기 위해 서고 기다리게 만드는지 갑자기 궁금했다.

  내가 직접 체험해 보기로 했다. 여러 명에게 두세 개씩을 받아  순식간에  16개가  모였다.  17개만 모으면 성공!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음료 딱 한잔을 시켜 프리퀀시 적립에 성공했다!

그리고 나는  당연히 온라인 시스템으로 바뀌어 굿즈가 자동으로 예약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당일 오전 7시부터 예약을 해야 돼서  이미 오늘분 물량은 소진이란다.

갑자기 오기가 생겼다.

'이게 뭐라고 오기가 생기지?'


다음 날 아침. 7시가 되자마자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했다.  그리고는 내 눈을 의심했다. 이 굿즈 예약을 위해 4만 3천 명이 기다리고 있단다.

아래 그림 같은 상태로 20분간 멈춰있더니,  결국 첫날 도전은 실패했다.

사람은 갖지 못하는 것에 더 집착한다.  별 필요도 없던 물건이 갑자기 꼭 갖고 싶어 졌다.


두밤이 지나고  다시 두 번째 도전을 시도했다.  똑같이 사만 명이 기다리는데도 왠지 느낌이 좋더니 사이트에 접속이 된 후 15분 만에  나도 예약에 성공했다!

이런 온라인 예약이나 선착순에 늘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작게나마  성공하니 무척 기분이 좋았다.


처음에는 나에게 별로 필요 없는 물건이었다-> 못 갖는다고 생각하니 의욕이 불탔다->결국 다시 도전해  성공했다.


직접 경험해 보니 별다방의  마케팅은 사람의 심리를 적절히 이용했다.  또 하라면 할 생각은 없지만 작게나마 성공에 대한 기쁨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몸소 깨달았다.

 

이 별거 아닌 경험이 꽤 유용한 일에 쓰였으니, 바로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 예약이었다.

컴퓨터에 익숙지 않은  그분 대신 오후 8시에 접속을 시도했다.

별다방슷한 메시지가 떴다. 내 뒤에 6만 명이 기다린다는 것이다.  핸드폰과 PC 모두 이용했는데  핸드폰은 30분 만에  접속이 되는 척하더니 튕겨져 나왔다.

PC로 접속한 것도 20분 만에 뭘 잘못 건드려 튕겨 나왔다.

다시 접속하니 12만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이쯤에서 나중에 하자고 쉽게 포기할 뻔했다.

그렇지만 별다방 4만 대군을 뚫었다는 성공의 경험이 나를 멈추지 않게 했다. 

'어떻게든 될 것이다'라는 느낌이 강했다.


접속 두 시간 반,  결국 기다린 보람에 부응하듯 백신 대리 예약에 성공했다.


앞으로도 굳이 별다방 리퀀시를 모은다던가 굿즈를 위해 줄을 설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 일이 아니더라도 작은 성공을 통해 또 다른  작은 성공을 확신하거나 자신감을 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브런치 글의 따뜻한 댓글, 딱 5초씩 늘려가는 플랭크, 책 한 장 읽기. 자신만의 작은 성공을 늘려 가보자.

12만 대군이든 20만 대군이든 당신이 원하는 것도 결국 작은 성공부터 시작해야 이룰 수 있다.


-참 사소한 것에서 의미 찾는 여자가-


그림: 글 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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