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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Dec 30. 2021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여행

지난주 크리스마스  주말,  강원도 양양에 다녀왔다.

일기예보상 눈 예보는 있었지만 윈터 타이어를 장착한 차로 가는 거라 큰 걱정은 안 했다.

금요일 저녁 흐리기만 했는데, 밤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왠지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은 예감을 하며, 다음날 눈을 뜨니 세상에 이건 뭐 겨울 왕국!!!

새벽 숙소 앞바다
하늘과 어우러진 눈풍경

아이들은 눈을 보고 너무 신나 했지만 신랑과 나는 차쌓인  60-70cm가량의 눈을 치우느라 애를 먹었다. 차를 타고 나가 밥을 먹어야 하니 정말 죽기 살기로 질을 한 듯.

한가득 쌓인 눈

리스마스니 속초 항구 쪽에 가서  회라도 먹자며  출발했는데 계속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알고 보니 도로 곳곳  폭설 때문에 차를 버리고 간 사람들 때문에 복잡했던 것.

결국 차를 돌려 근처 낙산 해변에 갔다.  거기까지는 순조로웠다.

아이들이 파도 근처에 서 있다가 밀려오는 파도를 미쳐 피하지 못하고 홀딱 젖어버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숙소로 돌아와서 이날은 집콕(숙소 콕)


그리고 다음날.

 숙소에서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먹먹하다. 와.. 올해 잘 살아왔고 내년에는 더 행복하자며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었다.

아침에 짐을 정리하고 '이제 더 이상 놀랄 일은 없겠지'라며 여행의 마무리로 근처 브런치 카페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아차!!! 우리 차는 브런치 카페 앞 빙판 한가운데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신랑이 시동을 걸고 나는 뒤에서 밀고! 어제 삽질의 추억으로 몸살 기운이 있는데 도 밀다니.

그래도 혼자 미는 게 안쓰러운지 옆에서 몇몇 분이 도와주셔서 순식간에 차가 밀려 탈출 성공! 하는 줄 알았는데!


바로 앞 도로 입구 있던  BMW가 빙판길에 움직이지 못해 또 한 번 출구가 막혀버렸다.  차가 나가야 우리도 나갈 수 있어 신랑과 나는  같이 그 차를 밀어드렸다.

그런데!

 그 차에 남자 둘은 삽질과 차 밀기를 하고, 여자 친구로 보이는 두 명은 아무것도 안 하고 옆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도대체 남인 나도 돕는데 같이 차를 타고 온 그들은 왜 차를 안미는 건데.

결국 어떻게 해도 안되고 옆에 일행도 안 돕는 일, 우리도 지쳐서 차 밀기를 관뒀다.

이때 우연히도 지나가던 마을 사람이 후진을 해서 뒤쪽 길로 갈 수 있다는 꿀팁을ㅜㅜ


결국 우리는 무사히 후진으로 브런치 카페  빙판길 개미지옥을 탈출했다.


그 BMW? 우리가 나올 때까지도 그대로 있었다.

동승객 여자들이 아무리 고양이 손이라도 같이 밀고 힘을 합쳐야 하는데 돕지도 않으니 도대체 누가 돕고 싶을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더라. 남 도움받기 전에 내 할 일부터 다 해놓고 남의 도움이라도 요청하길 바란다.  나도 여자지만 힘껏 밀었단 말이다.


브런치 먹으려다 빙판길에서 고생했더니 신랑은 앞으로 브런치는 먹지도 말고, 브런치 글도 쓰지 말라며 농담을 던진다^^


한 해 동안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브런치 작가님들, 독자님들

모두 모두 사랑합니다.


#일출

#브런치

#얼음 지옥

#얼음 고립

#눈 고립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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