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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적인 여자의 무계획녀되기
인간은 적응의 동물
by
에너지드링크
May 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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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MBTI는 ENFJ
.
보통 J가 있으면, 계획적이라는데 과거 내 행적을 보면 진짜 딱 맞다.
중,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시험 2주 전부터
공
부계획을 세워 공부를 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하교 후 티브이 만화를 한 시간 본 후 내가 짠 계획표로 공부를 했다. 적어도 시험 전, 두 번은 본다는 마음으로 공부했던 듯하다.
이 생활을 대학교에 가서도 했다. 학교-과외받는 학생 집- 우리 집 이 코스로 다녔으니 대학 생활 내내 낭만
없이 지냈다.
당장 닥친 단기 시험
계획뿐
아니라 장기 여행 계획 까지~ 스케줄 짜기는 내가 사랑하는 분야였다.
여행을 가면 미리 동선부터 다 짜두고, 그 동선 안에 있는 맛집이며 볼거리를 시간 단위로 다 짜 놨다.
그날 갈 곳을
5군데 정했다면 적어도 4곳은 클리어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
격
이었다.
그러던 내가 변했다.
바로 결혼 후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다.
촘촘하게 짠 계획표는 아이의 컨디션이 어떤가에 따라 여지없이 무너졌다.
숙소를 나서는 순간, 아이 컨디션이 어떤지에 따라 한 곳도 못 보는 날도 많아졌다.
또
야심 차게
데려간 장소보다, 지나가다 들린 휴게소 놀이터에서 더 신나게 논다면 그것 또한 허용해야 했다.
이런 생활을 십 년쯤 하고 나니, 나는 무계획녀가 되어버렸다.
여행을 떠나기 전, 숙소만 잡고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는다. 그곳에 가서 그날그날 놀거리를 잡거나 한 곳에서 오래 머무른다.
해가 지거나
뜨
는 것 보기, 물 멍에서도 나름의 즐거움을 찾았다.
이번 연휴에 친정부모님과 여행을 다녀왔다. 아빠가 스케줄표를 쭉 적어왔다. (난 아빠 닮은 게 확실함ㅋ) 갑자기 나에게 어딜 갈지, 무엇을 먹을지, 아무것도 안 알아봤냐며 한마디 하셨다.
그렇게 삼일을 같이 여행하고 보니 아빠도 조금은 이해하신듯하다.
좋은 경치의 바다에 갔지만 곤히 잠든 아이들을 깨울 수 없었고, 가려했던 사찰은 앞 스케줄이 지체되어 갈 수 없었다.
그냥 순간순간을 즐기며, 여유를
누리는 이 무계획도 나쁘지 않다.
비록 여행에 있어서는 무계획녀가 되었지만, 장기적인 삶의 계획을 세우는 건 재미있다.
(
이건 오히려 평생 안 해본 거다.)
무계획 인간이든 계획 인간이든 한 가지는 확실하다.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온
전히 누리는 것. 그것이 바로 신의 계획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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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공부계획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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