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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Feb 24. 2023

두부에 대한 추억

힘든 것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된다

난 두부 관련 회사를 다녔었다.


연구소에 가면 두부를 시식하고, 새로 나온 두부에 뿌려먹는 소스를 시식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일이라는 명목아래, 두부. 순두부. 부침두부. 찌개두부. 유부 등 두부 종류란 종류는 다 먹었다.

시제품이 두부라서 공장에만 가면 두부를 챙겨 올 수도 있었는데 난 요리에 관심 없던 아가씨여서 두부는 한모 정도만 가져왔었다.

(지금 같으면 아줌마 정신을 발휘해서 10판도 가져왔을 듯)


심지어 지금 생각해 보니 출판 간접 경험했다.

바로 회사 다닐 때 나왔던 책, Everyday 두부

이 책은 회사두부사업부에서 기획하였다. 출판사를 선정하고 기획방향도 의논했다. 

책에 들어갈 두부 요리 사 찍는 스튜디오 선배와 같이 가서 도왔다.

 '음식디미방'이라는 팀과 함께 기획회의를 했고 거기서 요리 레시피를 쓰고 그분들이 저자로 나와있다.

사실 우리 부서, 나와 내 사수가 진짜 많은 부분을 기여해서 한 줄이라도 내 이름이 나오길 바랐지만 그건 내 바람ㅋ


이 책은 사실  두부요리 보급을 위해 야심 차게 부서장님의 아이디어로 만들었다. 문제는 천 원, 이천 원 두부 때문에 만 원짜리 책을 주기는 어려웠다는 것.

결국 책은 책으로 끝났지만  억에 남는 경험이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나 보다.

지금은 두부를 참 좋아하는데 그땐 일이니까 시식을 하는 거라는 의무감뿐라 맛있는지를  몰랐다.

지금 하는 여러 뻘짓도 언젠가는 좋은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오늘도 여러 뻘짓을 하고 있는 나는  두부 된장찌개를 먹으며 추억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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