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없는 것
큰 아이가 태어난 지 4개월 무렵, 나는 한참 육아휴직 중이었다.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복통이 찾아와 배를 움켜쥐고 떼굴떼굴 굴렀다.
아이 아빠는 안 오고 배는 아프고~
어쩔 수 없이 누워있는 아이에게 소리 나는 모빌을 틀어주고 집을 나섰다.
배를 움켜쥐고 약국에 가서 약을 샀는데 식은땀이 너무 흘러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약을 먹고 조금 있으니 배는 안 아파 그날 하루를 넘겼다.
또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친정에서 밥을 먹고 우리 집으로 가는 길, 다시 배가 너무 아파서 또 쓰러질 지경이었다.
그날 내가 근무하는 병원 응급실에 가서 간단한 주사를 맞고 다음날 소화기내과 진료를 봤다.
진단은 담도 쪽에 기관을 여닫는 곳이 있는데 그쪽에 이상이 의심된다고 했다. (담도 밸브 이상)
그래도 큰 병원 진료도 봐야 할 것 같아 두 군데의 큰 병원에 갔다. 두 군데 모두에서 진단명은 담석증.
방법은 담낭(쓸개) 제거 수술밖에 없었다.
결국 나는 빅 3 병원 중 한 곳에서 간 담도계의 명의를 만나 내 쓸개를 떠나보냈다.
황당한 건 기념으로 갖겠다며 담석을 달라고 했는데, 나에게는 담석이 안 나왔단다 ㅜㅜ
의사 선생님은 담석증이 아니었고 담낭에 염증이 있었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셨다. 아니 그럼 담석이 보인다고 했던 건 뭔가요?
난 쓸개 빠진 인간이다.
2. 과한 것
대학교 때였다. 한참 붙는 티셔츠, 쫄티가 유행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남들은 잘 어울리는 티셔츠 라인이 내게는 이상했다.
보통 가슴 아래로 잘록한 허리가 나오는데 나는 뭔가가 하나 더 있는 게 보였다.
바로 갈비뼈가 과하게 튀어나온 것!
그게 너무 도드라져서 쫄티 입은 옷태가 전혀 안 났다.
그 길로 당장 정형외과에 갔다. 한 시간이나 기다려 진료를 본 결과, 선생님의 한 마디.
"백 명 중 한 명은 갈비뼈가 남들보다 튀어나와 있어요. 사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물론 사는데 전혀 지장은 없다. 단지 딱 붙는 옷을 못 입을 뿐.
내 갈비뼈는 너무 과하다.
없으면 없는 대로, 과하면 과한대로 내 몸에 적응하며 살고 있다.
기능적으로 문제는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요즘은 눈에 안 보이는 체력이 더 중요한 걸 느낀다. 가끔 영양제 두 알을 먹어도 힘에 부쳐 나도 모르게 '아이고~' 소리가 나온다.
100세 시대.
내 몸을 잘 데리고 살아야 한다. 늘 아껴주고 건강할 때 잘 챙기자.
사랑한다 소중한 몸^^
그림:글 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