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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May 11. 2021

하자 인간

없어도, 과해도 잘 살아요

1. 없는 것

큰 아이  태어난 지 4개월  무렵,  나는 한참 육아휴직 중이었다.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복통이 찾아와 배를 움켜쥐고 떼굴떼굴 굴렀다.

아이 아빠는 안 오고  배는 아프고~

어쩔 수 없이 누워있는  아이에게 소리 나는 모빌을 틀어주고  집을 나섰다.

 배를 움켜쥐고 약국에 가서 약을 샀는데 식은땀이 너무 흘러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먹고 조금 있으니 배는 안 아파 그날 하루를 넘겼다.

또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친정에서 밥을 먹고 우리 집으로 가는 길, 다시 배가 너무 아파서 또 쓰러질 지경이었다.

그날 내가 근무하는 병원 응급실에 가서 간단한 주사를 맞 다음날 소화기내과 진료를 봤다.

진단 담도 쪽  기관을 여닫는 이 있는데 그쪽에 이상 의심된다고 했다. (담도 밸브 이상)

그래도 큰 병원 진료도 봐야 할 것 같아 두 군데의 큰 병원에 갔다. 두 군데 모두에서 진단명은 담석증.

방법은 담낭(쓸개) 제거 수술밖에 없었다.

결국 나는 빅 3  병원 중 한 곳에서 간 담도계의 명의를 만나 내 쓸개를 떠나보냈다.


황당한 건 기념으로 갖겠다며  담석을 달라고 했는데, 나에게는 담석이 안 나왔단다 ㅜㅜ 

의사 선생님 담석증이 아니었고 담낭에 염증이 있을 것이라는 을 남기셨다.  아니 그럼 담석이 보인다고 했던 건 뭔가요?


난 쓸개 빠진 인간이다.

2. 과한 것

대학교 때였다. 한참 붙는 티셔츠, 쫄티가 유행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남들은 잘 어울리는 티셔츠 라인이 내게는 이상했다.

보통 가슴 아래로 잘록한 허리가 나오는데 나는 뭔가가 하나 더 있는 게 보였다.

바로 갈비뼈가 과하게 튀어나온 것!

그게 너무 도드라져서 쫄티 입은 옷태가 전혀 안 났다.


그 길로 당장 정형외과에 갔다. 한 시간이나 기다려 진료를 본 결과, 선생님 한 마디.


"백 명 중 한 명은 갈비뼈가 남들보다 튀어나와 있어요. 사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물론 사는데 전혀 지장은 없다. 단지  딱 붙는 옷을 못 입을 뿐.


내 갈비뼈는 너무 과하다.


없으면 없는 대로, 과하면 과한대로 내 몸에 적응하며 살고 있다.  

기능적으로  문제는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요즘은 눈에 안 보이는 체력이 더 중요한 걸 느낀다.  가끔 영양제 두 알을 먹어도 힘에 부 나도 모르게 '아이고~'  소리가 나온다.


100세 시대.

내 몸을 잘 데리고 살아야 한다. 늘 아껴주고 건강할 때 잘 챙기자.

사랑한다  소중한 몸^^



그림:글 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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