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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Jan 03. 202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는 진심을 다해 누군가의 복을 빌었나?

2020년 12월 31일에서 2021년 1월 1일이 사이에 제일 많이 받은 문자.

카카오톡과 문자 메시지 모두 같은 문구의 메시지가 넘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월 1일은 '신정', 그리고 음력 설은 '구정'이라고 우리나라는 새해가 두 번 있다. 아마 이 두 번 모두 비슷하게 이런 인사들이 오갈 것이다.


십여 년도 더 전, 직장 퇴사 후 처음 맞는 백수로서의 일 년을 시작할 때였다.  학교라는 울타리에 있을 때에는 '나는 학생이야',  그리고 직장에 다닐 때는 '나는 직장인이지'라는 소속감이 있었다. 하지만 퇴사 후 이런 자격들이 사라지고 나니 마치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누군가에라도 내 존재를 알리고, 나는 아직 살아있고,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였을까?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기 무섭게  핸드폰에 있는 모든 전화번호를 다 뒤져 일일이 문자를 보냈다.

오랜만에 연락을 먼저 한 나를 반갑게 받아주신 분들도 있고,  꽤 오래 연락이 안 되다가  연락이 닿은 어떤 친구는 퉁명스럽게 "왜? 무슨 일인데? "라고 반문했다. 

(가끔 여자들 사이의 우정에 실망할 때는, 사심 없이 전화나 문자를 해도 반갑지 않게 받아주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 나름대로 이유는 있을 것이다. 아이 키우고 사는 게 바빠서 그랬을 경우가 더 많겠지만 말이다.)


내가 그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아"라고 인사하고 먼저 연락한 것은, 어쩌면 내 마음속에  '너도 나한테 복 많이 받으라고 해줘'라는 저의가 깔려 있었으리라.

나는 그 당시 '복'이 너무나 절실히 필요했다.


unsplash 이미지 


그 해에 복을 반드시 받아서  스스로 회사를 나온 것이 헛되지 않아야 했다.  다시 공부해서 약사가 되겠다며 호기롭게 나왔지만 미래가 불안하고 이번 한 해가 어찌 될지 모르던 나는 누군가 내게 빌어주는 복이 정말로 소중했기 때문이다.


빈말이던, 진심이었던, 강요에 의한 것이었던지 간에 , "새해 복 많이 받아라"라고 해준 여러분들 덕분에 나는 그 해  시험에 합격해 다시 공부를 하고 새롭게 다른 직업을 갖게 되었다.


살면서 해가 바뀌면 나도 일상처럼  의미 없이 "새해 복 많이 받아"라고 할 때가 더 많았다.

그런데 정말 복이 간절한 시기에는 말해주는 사람이 진심이 아니라 해도 듣는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말이었다. 그 당시 나는 모든 사람들이 진심을 담아 나에게 말해주었다고 스스로  믿었다.


새해가 바뀔 때 나는 누군가에게 진심을 다해 복을 빌었던가?

생각해 보니 그런 적도 있지만 너무나 형식적으로 '복 받아라'라는 말을 중얼거린 적도 많다. 

이 글을 쓰며 다시 한번 새해를 맞이하며  복이 필요한 나와 여러분을 향해 외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번에 정말로 글에 진심을 담았습니다.

잘되는 나, 잘 되는 너, 우리 복 받고 원하는 일 다 이루는 한 해로!!!



- 일출 사진은 김상훈 원장님 허락하에 올립니다. 사진 사용 허락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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