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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May 03. 2021

글태기에 대처하는 자세.

글이 안 떠오를 때.

지난 한주, 매일 십 분이라도 쓰던 내 루틴을 지키지 못했다.


컴퓨터 앞에 앉으면 한 문장, 적어도 몇 줄이라도 써 내려갔다. 아침 시간이 유일한 자유시간이라서 '최소 30분은 쓰자, 그것도 안되면 딱 10분이다!'라고  늘 머릿속에 넣어두고 매일 썼다.

누군가가 그러더라.


"저는 글을 못써요."


매일 10분이라도 쓰면 절대 그런 말이  안 나온다. 쓰다 보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갈수록 자기 글에 만족감이 생긴다.

나는 타고난 필력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글쓰기를 연습했다.  


또 한 가지, 사랑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우리가 못하는 일이 무엇이었나?

주말에 더 자고 싶어도 그놈과 만나기 위해  일어나 온갖  준비를 하지 않았던가?

남자들은 세수하고 옷만  입고 나올 그 자리에, 여자들은   배로 드는 노력을 하고 그들을 만나러 나간다.

그녀가 혹시 패션 테러리스트 거나 화장을 엉망으로 한 것 같아도 말이.(그녀는 최선을 다한 것이다!^^)

글쓰기는 나의 마음을 늘  설레게 했다. 글을 쓰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것 같은 설렘을 느꼈다.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4월 한 달이 나에게는 참 길었다.  

이상하게 무엇을 해도  진도가 안 나가고  여러 가지 다양한 문제가 한꺼번에 몰아닥쳤다.

한 달이 그렇게 안 간다고 느낀 게 처음이었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지 다시 되돌아봤다.


나는 왜 이렇게 숨 가쁘게 살고 있는가?

나는 내 자리에서 잘하고 있는 건가?

나는 왜 이렇게 지쳐  있는가?

나는 하루하루를 만족스럽게 살고 있는가?


지치고 힘든 모든  순간을 엄마라는 이름, 아내라는  이름, 직장인이라는 이름으로 감내하고 참고 있었나 보다.

평소의 루틴도 그대로였고, 글에 대한 사랑도 식지  않았지만 그냥  모든 것들이  싫어졌었다.


오늘, 내일. 아이의 학교 자율 휴업일을 맞아  나도 휴가를 냈다.

아이들과 있으면서 뭔가를 제대로 해내겠다는 거창한 목표 따위 세우지 않았다.

다만, 아이들의 순수함과 끊임없는 호기심, 사물에 대한 흥미를 배워볼 생각이다.

그것을 통해 나의 글태기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본다.


기대하지 않은 부작용:  아이들의 떼 짜증을 배울 수도 있음ㅋ


사진: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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