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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육부장 Dec 10. 2023

해야 하는 일, 할 수 없는 일, 할 수 있는 일.

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을 치르면서 

2022년 11월 23일에 썼습니다. 


KLPGA 정규투어 시드전 2라운드. 골프장 주차장에서 몇몇 부모님들과 선수들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중, 어떤 선수의 부모님께서 절에 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절이라도 가야 될 것 같아요."라며 가볍게 이야기했다. 


2라운드를 마치고 숙소에 들어와 잠깐 생각을 해 봤다. 절에 간다는 그 이야기, 그 생각은 어디서 나오게 된 걸까? 진심에서 나온 걸까? 아니면 그냥 웃자고 한 소리일까? 혹은 관심받으려고 한 이야기였을까? 만약, '내가 너희들 위해서 이렇게 절에도 갔다 왔어.'라고 이야기하려 했다면, 가지 말자.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으니깐.


그리고 생각을 해 봤다. 어떤 일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세 종류의 일이 있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 기본이 되는 일이며, 그다음 스텝으로 나가기 위해서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다. 난이도의 문제는 아니다. 그냥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내 능력 밖이라 내가 할 수 없는 일. 나는 지금 선수들의 기술적인 부분을 가르칠 수 없다. 그건 내 영역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할 수 있지만,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 여러 가지 일들과 상황들이 있다. 바로 그날 '절에 가서 절을 하는 것'이 나에게는 그런 일이었다. 

한 50분 동안 했더니 등에 땀이 흘렀다. 선수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내가 절에 가볼까요라고 이야기를 했던 모 선수의 부모님은 물어보셨고, 실제로 절에 갔다고 대답을 했기 때문에 알고 계신다. 


금요일, 모든 시드전이 끝나고. 내가 바랬던 기도만큼 우리 선수들 모두가 풀시드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 어쨌든 후회는 없다.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 좋은 결과를 위해서, 그리고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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