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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육부장 Dec 12. 2023

이 일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데 10년이 걸렸습니다.

골프선수 매니지먼트

2022년 12월 4일


베트남 호치민 공항에서 쓰는 글.


꽤 길었던 해외출장을 마치고 이제 한국으로 간다. 여기는 뜨겁고 더웠지만 한국은 많은 눈이 내렸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가 1시간 딜레이 됐다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크억..)

해외 대회 출장은 국내 대회 출장과 다르게 선수의 출, 입국 일정과 최대한 동일하게 계획을 잡는다. 그래서 대회주간 초에는 약간은 여유로운 일정을 보내는데 그 기간동안 선수들과 같이 밥을 먹는 등 최대한 많은 스킨십을 가지려 노력한다.  


이번 싱가폴, 베트남 출장에서는 오랜만에 들어온 선수, 새롭게 영입이 되는 선수 그리고 처음으로 정규 투어에 올라오는 선수들이 한데 모여 있었기 때문에 다른 해외대회 출장보다 더더욱 선수들과 시간을 많이 가지려 노력했다.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갤럭시아SM: 박현경, 임희정, 김시원
안강건설: 전예성, 임진희, 이채은  

*PLK 퍼시픽링스 코리아 챔피언십
갤럭시아SM: 박현경, 임희정, 김시원, 손예빈, 서어진, 김민별, 이지현7, 이주연(추천)
안강건설: 전예성, 임진희, 이채은

첫 번째로는 김시원. 이번 대회들 출전에 있어 많은 걱정이 있었지만 생각했던것보다는 훨씬 더 괜찮은 모습을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보여줬다. 컷 통과를 하지는 못했지만, 조금만 더 연습을 하고 감을 찾으면 진짜 뭔가 할 수 있겠다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


선수 혼자서 왔기도 했고, 오랜만에 같이 있는 시간이라 다른 어떤 선수들보다 깊은 시간을 가졌다. 새로운 팀원과 친하게 만들고자 했던 의도도 있었고. 어쨌든 베트남에 도착 후,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과정속에서 마음속에 있던 몇가지 생각들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그리고 새롭게 우리 회사에 합류하는 선수가 또 있다. 싱가포르에서 처음 같이 밥을 먹었고 베트남에서도 선수의 아버님과 긴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 서로를 알아가려면 조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잘 맞춰 할 수 있을꺼라는 강한 느낌이 있다.  않았던 이번 출장이었다.

다음으로는 올 시즌 중, 국가대표를 반납하고 프로에 입회하여 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5위로 투어에 데뷔하는 이지현7. 올해 처음 인사드렸고 좋은 연이 되어 우리와 함께 골프 여정을 걷게 되었다. 아쉽게 밥은 먹지 못했지만(약속을 잡으려 했는데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이 선수가 연습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그래도 만족.

그리고 김민별. 시드순위전 1위로 통과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던 선수. 우리 회사와는 꽤 오래전부터 인연이 됐었고 회사에서 운영하는 효성FMS 멘토링 프로그램 출신이기도 하다. 나름의 우여곡적이 있었지만, 그래도 멋지게 시드순위전을 통과 했다.

이전 글에서도 많이 언급했던 손예빈. 시드순위전 19위라 이 대회 참가를 예상하지 못했는데 기회를 얻었다. 실제 이번 베트남 대회는 주요 선수들이 좀 많이 빠졌고, 많은 시드순위전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 갔다. 베트남에서 만나는데 얼마나 좋던지. 헤어짐이 아쉽더라.  


그 외에도 박현경, 임희정, 서어진과도 이야기를 나눴지만 아쉽게 깊은 대회의 시간을 갖지는 못했다. 사실 싱가포르 대회보다는 이번 베트남대회에 소속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게되어 더 길게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우리 선수들이 공 치는것을 너무 보고 싶기도 하고.


2014년도에 고진영, 백규정, 김민선이 정규투어에 데뷔할 때 나도 이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 때는 그냥 시키는 일을 완수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뭔가 나만의 생각이 생기는것이 힘들었다. 또한 선수들도 워낙 대스타라 어렵기도 했고. 내가 무언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레벨이 안 됐다.


그리고 2019년. 1부 투어에 데뷔한 박현경, 임희정이 내가 다음 스텝으로 가는 중간과정에서 만난 선수들이다. 이전보다는 나았지만 여전히 주도적으로 내가 확신을 갖고 선수들을 대하는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참고로 이제 뉴스에도 나왔으니 그대로 이야기 하면 임희정은 이번달 말까지만 우리 회사와의 계약기간이 유효하고 마무리 된다.


그런데 올 해부터 정규투어에 데뷔한 선수들과는 좀 다르다. 이제는 함께 있으면서 내가 메세지도 전달하고 조금 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됐다. 아직도 여전히 부족하지만 나만의 뭔가 기준이 생겼다.  

그러는 과정에서 내가 우리 선수들을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 여러가지 이유로 깨닫게 됐다. 그래서 더더욱 노력하게 되고 이 일의 새로운 목표설정이나 동기부여도 확실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니깐 한 시합, 한 시합이 너무 설렌다. 우리 선수들이 잘 했으면 좋겠고, 또 잘 할꺼라는 기대감이 확실하게 생긴다.


"이 일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데 10년이 걸렸습니다." 라고 주변에 이야기를 많이 했다. 진짜로 그렇다. 어렵게 갖게 된 이 깨달음이 내 일에 꼭 반영되고 결과를 만들어서 선수들과 울림과 깊이가 있는 스토리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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