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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민 Nov 27. 2019

스타벅스 감성마케팅이 스포츠 현장에 필요한 이유


10월 말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마케팅 돌입

10월 말 마주한 스타벅스는 어딘지 낯설었다.입구에 위치한 트리부터 빨간색으로 도배된 매장 분위기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익숙한 캐롤 소리와 함께 파트너들이 입고 있는 앞치마 색까지 빨간색이다. 새롭게 출시된 크리스마스 스페셜 음료와 푸드가 눈에 띈다.


매장한 켠에는 크리스마스 한정판 원두와 더불어 다양한 머천다이징 상품들이 자리잡고 있다. 산타, 눈 결정체, 포인세티아와 같이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상징물과 더불어백곰, 펭귄, 겨울 여우 등 겨울을 대표하는 새로운 상징물들을머그컵, 보온병, 각종 엑서사리 제품에서 볼 수 있었다.엊그제만 하더라도 초록색 천지였던 스타벅스 매장이 하루아침에 깜짝 변신한 것이다.


스타벅스는 올해도 어김없이 전세계 누구보다 발빠르게 크리스마스 프로모션 활동을 시작했다.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2만8천여개 스타벅스 매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예수 탄생을 축하에 나선 것이다.


스타벅스는 크리스마스 뿐만 아니라 시기성에 부합하는 프로모션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봄-체리블라썸, 여름-해변, 가을-할로윈, 겨울-크리스마스와 같이 시기성 있는 컨셉을 개발한다. 계절 뿐만 아니라 도시와 랜드마크를 활용하기도 한다.

제주 한라봉 그린 티 레모네이드, 제주 한라봉 그린 티 라떼(사진출처=스타벅스)

예를 들면 종로 스타벅스에는 세종대왕, 광화문 스타벅스는 광화문, 남산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스타벅스는 남산타워등을 활용하는 것이다.부산은 해수욕장과 불꽃놀이, 경주는 첨성대와 안압지, 제주는 하르방과 귤, 해녀 등을 통해청정 지역 느낌을 극대화 한다.


정리하자면 스타벅스는 계절, 도시, 특별한 기념일 등 외부 환경적 요소를 잘 활용한다.핵심 제품인 커피 서비스와 질은 전세계 동일한 기준을 유지하면서계절, 도시, 특별한 기념일 등의 외부 환경적 요인을 활용해 매장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것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따로 또 같이' 전략이라고 칭한다. 익숙한 듯 낯선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스타벅스는집, 회사 외 제3의 장소로 자사를 포지셔닝 하는데 성공했다. 집, 회사 외 제3의 장소로 포지셔닝에 성공한 스타벅스 감성 마케팅 전략은 오늘날 스포츠 단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차별화된 컨셉 스포츠 마케팅 사례


스타벅스 핵심 상품은 커피다. 그렇다면 스포츠 단체 핵심 상품은 무엇일까? 농구, 축구, 배구, 야구와 같은 팀 스포츠 경기는팀 간 대결을 통해 컨텐츠를 생산한다. 골프, 테니스, 당구와 같은 개인 종목 역시 선수 간 맞대결을 통해 컨텐츠를 만들어 낸다.스포츠 단체 핵심 상품은 '경기'인 것이다.


서두에 말했듯이 스타벅스가 다른 커피브랜드와 차별화된 점은계절, 도시, 특별한 기념일 등 외부 환경 요인을 잘 구현해매장 속에 녹인다는 점이다. 스타벅스는 계절, 도시, 특별한 기념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포츠 단체는 어떨까? 대부분 스포츠 단체 역시 계절, 도시, 특별한 기념일 등외부 환경적 요소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 추수감사절은 NFL, 크리스마스는 NBA


NBA는 1947년부터 크리스마스 당일 경기를 하는 전통이 있다.

NBA사무국은 매 시즌 크리스마스 매치 업을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는데 그 만큼 크리스마스 게임은 그 시즌의 가장 핫한 매치업으로 구성된다. 19-20년 가장 눈에 띄는 크리스마스 매치업은 LA레이커스 대 LA클리퍼스 경기다.


LA 타임스는 “두 팀의 맞대결은 올 시즌 NBA에서 가장 높은 예매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LA 타임스는 "올 시즌 NBA 티켓 예매율 1위는 레이커스와 클리퍼스의 개막전이고, 2위는 양 팀의 크리스마스 매치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크리스마스 LA더비는 LA전역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 예정이다.


추수감사절은 NFL의 ‘풋볼(미식축구)데이’다.

Thanksgiving Classic이라고 부른다. NFL 경기는 월요일, 목요일에 한 경기씩 치러지는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경기는 일요일에 치러지는게 대부분이지만 일요일이 아닌 요일에 3경기가 연속으로 펼쳐지는 것은 추수감사절이 유일하다.


NFL과 NBA 양 리그는 전체 일정을 계획할 때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매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 OK저축은행 해피 발렌타인 기념 이벤트 개최


2019년 2월14일 발렌타인데이 날을 맞이한 OK저축은행 배구단은 현대캐피탈과 경기를 치뤘다. 이날 구단은 경기장을 찾은 커플들을 위한 이벤트를 펼쳤다. OK저축은행 선수단은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 50세트를 직접 포장했고 관중들에게 선물했다. 특별한 날 정성 어린 깜짝 선물을 받는다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 6번째 프로 스포츠 단체 프로 당구PBA 추석 기간에 개최


2019년 6번째 프로스포츠로 출범한 프로 당구PBA는 2019-20시즌 8개 대회를 개최한다.특히, 9월에 열린 4차 투어 TS샴푸 챔피언십은 추석명절 연휴에 열렸는데평소 대비 3배 이상의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 화제가 되었다. 당시 우승자에게는 추석을 맞아 박술녀 한복 연구가 특별히 디자인한 한복이 부상으로 지급되었다. 프로 당구PBA는 2020년 1월 설 연휴 기간에도 대회를 여는데 민족 명절이라는 특별한 감정이 프로 당구를 통해 잘 전달되었으면 한다. 수많은 스포츠 단체들은 시기성을 고려한 다양한 컨셉의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스타벅스 감성 마케팅 스포츠 현장에 주는 시사점


스포츠 단체들은 자신이 속한 경기보다 크리스마스, 설날, 벚꽃, 휴가, 추석 등이 관중들에게 더 큰 이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스포츠 단체들은 경기장에서 시선을 돌려 팬들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스타벅스가 대외적 환경을 면밀히 관찰하고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스포츠 단체 역시 경기장 바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외부 환경적 이슈들을 경기장 내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스포츠 단체가 외부 환경적 이슈들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제품(스포츠 경기)에 대한 생명력 부여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 변화는 대중적 관심사다. 우리나라는 4계절이 있기 때문에 계절 변화에 민감한데 봄에서 시작해서 가을에 끝나는 야구 종목과 같은 경우 계절 관련 마케팅 활동을 적절히 활용하며 리그에 생명력을 부여할 수 있다.


둘째. 최소한 만족도 보장


스포츠 마케터 입장에서 경기내용을 더 재미있게 바꾸기 위해 경기에 개입할 수는 없지만 경기 외적인 요소는 통제가 가능하다. 경기 전 경험이란 실제 경기를 접하기 직전까지의 경험으로 경기장 외부 홍보 현수막부터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마주하는 모든 경험들을 뜻한다.


예로 크리스마스 기간 중 경기장을 찾은 고객들이 티켓팅할 때 산타 모자를 쓴 스텝들에게 반갑게 '메리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을 듣고 입구에 위치한 대형 트리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캐롤 음악에 맞춰 춤추는 치어리더들을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게 될까? 크리스마스에서 느끼는 설레는 감정이 경기장 내로 전달되는 것이다.


이는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대회장을 찾은 관중들에게최소한 만족도를 보증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경기 외적인 요소를 잘 활용할 경우 경기 전 경험에 대한 만족도를 특정 수준 이상으로 채울 수 있다.


셋째. 컨셉 확장 용이


당장 할로윈만 떠올려봐도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경기장 디스플레이, 티켓팅, 치어리더, 아나운서, 마스코트 등 다양한 곳에 적용이 가능하다. 할로윈 주간이다. 티켓팅하는데 백설공주가 인사하고 조커가 나타나 질서유지를 한다면 어떨까?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길을 평소보다 어둡게 하고 호박 조명, 거미줄로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미라 복장을 한 스텝들이 숨어있다가 나타나는 행위들은관중들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기억될 것이다. 특별함은 충성도를 낳고 충성도는 팬십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기억하자.


넷째. 특별함 부여


PGA 메이저대회이자 최경주 프로가 우승하기도 한The players는 전통적으로 5월 둘째주 일요일인 '어머니 날'에 대회가 끝난다. 뒤를 이어 열리는 메이저대회 US오픈은 6월 세번째 일요일인 아버지 날에 대회가 종료된다. 대회장에서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개최된다. 참고로 한국은 어버이날이지만 미국은 어머니 날, 아버지 날이 따로 있다. 친구와 대회장을 찾은 팬들은 어버이날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와야겠다."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떠올려 볼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연구결과들은 소비자가 다양한 자극이 존재하는 매장 방문 시 매장 내 자극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며 또한 이러한 감정들이 소비자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을 제시하여 왔다. 이는 매장이 아닌 경기장에서도 마찬가지 영향을 끼친다.


다양한 자극을 통해 소비자를 만족시키자.


스타벅스 감성 마케팅 스포츠 현장에 필요할 때


지금도 많은 스포츠 단체들이 경기장 내 다양한 팬 서비스를 통해 관중들을 만족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부족하다. 좀 더 적극적으로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좀 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서두에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마케팅 활동에 대해 소개했다. 스타벅스는 약 2달 전부터 크리스마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크리스마스는 남녀노소 좋아하는 국민 아이템이지 않은가?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으로 접근해도 좋을 만큼효과가 검증된 아이템이다. 많은 사람들이 널리 좋아하는 소재는 좀 더 적극적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건 산타 뿐만 아니라, 루돌프, 눈썰매, 눈, 장갑, 빨간 옷, 콧수염, 선물 보따리 등등 다양한 소재가 있다. 매번 활용되고 있는 소재들을 피하고 참신한 아이템을 개발한다면차별화된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기획할 수 있다. 스타벅스 마케팅 활동은 이러한 점에서 탁월하며 이제 스포츠 산업이 벤치마킹할 때다. 나아가 스타벅스 보다 더 훌륭한 소재를 개발해 행사의 질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스타벅스는 자신의 정체성을 집, 회사를 떠나 제3의 장소로 새롭게 포지셔닝하고 특별한 경험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스포츠 분야 역시 집, 회사를 떠나 제3의 특별한 장소로 포지셔닝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스타벅스가 롱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외부 환경을 잘 관찰하고 이를 활용했기 때문인데결국 소비자와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자신의 주력제품을 떠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잘 관찰하자. 관중들과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작은 변화가 모여 큰 혁신을 이루는 법이다.



이상.


글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저는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스포츠 마케터 입니다. 연관해서  <스타벅스 성공비결 '하지 않는 것에 있다>와 <만원만 충전해 주세요. 스타벅스 충전마케팅> 도 관심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쓴 글 중 가장 인기 있는 글이예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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