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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영화 2] 리틀 러너

기적은 매일 일어난다!

by sposumer

https://www.imdb.com/title/tt0384488/?ref_=nv_sr_srsg_0

코로나 바이러스는 참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4월이면 러너들을 흥분시키던 보스턴 마라톤도 연기시켰다. 그래서 생각난 영화는 리틀 러너.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카톨릭계 사립학교에 다니는 14살 랄프. 사춘기 소년답게 학교에서는 사고 뭉치다. 랄프의 유일한 가족인 엄마는 오랫동안 병원에서 투병 중이다. 더구나 엄마의 병세는 악화되어 의식불명(일명 coma)가 된다. 병원에서는 엄마가 의식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적'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랄프는 어떤 기적이 가능할지 고민하게 된다.

공공장소에서 음란한 행위를 한 벌로 학교 크로스컨트리팀과 달리기를 하게 된 랄프, 팀 코치가 팀이 보스턴 마라톤에 나가서 우승하는 것이 기적이라는 말을 듣고 기적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사진 1. 랄프를 ‘영웅’이라고 부르는 천사같은 엄마>


이 스토리를 보고 나올 수 있는 질문은 "이 영화 실화냐?" 실화는 아니다. 러너인 감독 마이클 맥고안(Michael McGowan)이 따끈한 마음을 바탕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이다. 왕년의 유명 선수였던 크로스컨트리팀 코치인 히버트 신부 등도 전부 가상의 인물이다.

하지만 1953년부터 54년 보스턴 마라톤을 배경으로 열심히 훈련하는 랄프의 모습은 정말 멋지다. 한 겨울에도 캔버스화를 신고 목도리와 털모자를 쓰고 달리는 장면은 빛 바랜 한 장의 사진처럼 정겹다.

<사진 2. 자전거를 탄 코치라, 영화 ‘말아톤’이 생각나기도...>

밤에 비가 내리는 공원을 돌면서 PB를 달성하는 장면과 보스턴 마라톤에서 어른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레이스를 펼치는 장면은 정말 뭉클하다.

<사진 3. 보스턴 마라톤에서 혼신의 힘이 뭔지 보여주는 랄프>


이어지는 질문은 그래서 랄프가 기적을 달성했나? 랄프의 엄마는 의식을 되찾았나? 영화 원제가 세인트 랄프(Saint Ralph)이기 때문에 기적이 일어난 것 같기도 하지만... 질문의 답은 영화를 직접 보고 찾으시길.
그리고 주인공 랄프 외에 히버트 신부에 얼굴이 어디서 본 것 같다면... 당신은 30살이 넘은 러너가 분명하다. 1991년작인 '사랑을 위하여(Dying Young)'는 케니 G의 색스폰 연주 OST까지 더해져 인기가 대단했다. 여자주연인 줄리아 로버츠 뿐 아니라, 항암치료 때문에 삭발을 해도 너무 멋진 남자 주인공인 캠벨 스콧도 인기도 만만치 않았다. 이 캠벨 스콧이 히버트 신부로 등장한다.

P.S 보스턴 마라톤을 소재로 한 영화 중 가장 최근 제작된 영화는 2017년 국내 개봉한 '패트리어트 데이'가 있다. 국적을 초월한 러너 입장에서 러너들이 폭탄 테러에 괴로워하는 모습은 상상도 하기 싫다면 실감나는 폭탄 테러 장면 때문에 안보시는 것이 상책.


* <달리는 비디오> 시리즈는 <러너스월드 한국판> 인스타그램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runners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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