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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병채 Mar 17. 2021

팀장의 피드백, 질책을 잘하는 방법

팀장이 살아야 조직이 산다!_팀장의 매니지먼트_팀장의 성과관리

질책을 즐기거나 내켜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이미지로 비치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특히나 요즘처럼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에 질책 한 번 잘못했다가는 꼰대나 독재자, 폭군 등과 같은 이미지로 각인되기 쉬우며 오해가 증폭되거나 잘못된 질책의 경우 ‘직장 내 힘 희롱’으로 비칠 수 있는 소지도 다분히 있다. 실제로 여러 기업 사례를 보면 상사 입장에선 정당한 피드백을 했다고 하지만 구성원의 입장에선 힘 희롱으로 받아들여 다툼이 일기도 한다. 


이제부터 소개하는 질책을 잘하는 방법은 직간접적인 경험과 여러 HR직무를 수행하면서 학습하여 적용한 내용으로 상식적인 얘기이기도 하지만 거울을 앞에 선 마음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보면서 실제 조직이나 가정 또는 여러 공동체에서 적용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질책에 감정이 실리는 것은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 

팀장이 구성원을 질책하는 것은 이미 무엇인가 잘못되었거나 잘못 돼 가고 있는 상황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한데 그 잘못이라는 게 구성원 자신이 저지른 것일 수도 있지만 상황이나 환경 등 외부요인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주위 동료들 때문에 벌이진 일일 수도 있다. 팀장의 눈에 직관적으로 보이는 상황 이외에도 여러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다짜고짜 

“김대리, 역량이 그 정도밖에 안돼?” 

“이 과장은 항상 왜 그 모양이야?”

“김사원, 요즘은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치나 보지?”

“박 대리, 대리씩이나 돼가지고 겨우 그 정도야?”

등으로 구성원의 역량, 인격, 학교나 지역 배경 등과 관련된 비난의 말은 절대 금물이다. 

사실 위에 열거한 내용은 질책의 피드백이라기보다는 어떤 상황이나 결과를 뭉뚱그려 한 마디로 비난한 것에 불과하다. 

필자가 들었던 가장 황당하고 기분 나빴던 비난은 “너 대학은 나왔니?”였는데 사원 때 이 말을 했던 당시 팀장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 말을 듣는 순간 피가 거꾸로 솟구치고 모멸감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물론 그 날 저녁 당시 내 상사는 술 한잔을 핑계로 에둘러 사과라는 걸 했지만 그때 그 말은 20년도 훨씬 더 지났지만 아직도 내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감정적인 질책이란 이렇듯 오랜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아픔과 상처만 안겨주는 독버섯과도 같다. 


여기서 다시 한번 질책의 목적을 생각해 봐야 한다. 질책은 ‘부족한 부분을 쉽게 납득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다. 위와 같은 말을 나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팀장에게서 들었다. 입장을 바꿔서 여러분이 이런 말을 여러분의 직속 상사나 임원을 떠올리며 그분들의 입에서 여러분에게 이런 감정적 질책을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시라. 여러분의 기분이나 감정이 어떻겠는가? 과연 질책의 목적에 부합하게 부족했던 부분이 쉽게 납득이 되고 수긍이 될 것인가? 아마도 질책한 것을 즉각 고치고 개선하고 싶은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모멸감과 수치심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이며, 이는 피드백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에게 깊은 상처만 남길뿐이다. 


둘째, 질책은 1:1로 둘만의 공간에서 하는 것이다. 질책을 팀원 모두가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질책 대상자를 생매장시키겠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이런 팀장들은 “한 사람을 질책함으로써 여러 사람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 것이다”라고 얘기한다. 아마도 남성 팀장들이라면 군 생활에서 당하거나 가해봤을 시범 케이스의 효과를 염두에 두고 하는 행위일 것이다. 단언컨대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이런 경우는 구성원의 실수나 잘못 여부에 상관없이 팀장과 감정적인 대립을 넘어 팀장에 대한 적대감과 분노를 쌓을 뿐이다. 만약 비슷한 피드백을 같이 들어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명확하게 해당되는 사람들만 불러 공식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셋째, 잘못된 부분을 명확하게 지적하고 분명하게 이야기해줘야 한다. 질책을 한다고 하면서 빙빙 둘러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불편한 얘기일수록 명확하게 알아듣게 해야 한다. 기껏 피드백을 했는데 

“도대체 뭐라는 소리야?”

“도대체 누구한테 하는 얘기야?”

“내가 뭘 잘못했다는 거야?”와 같은 반응이 있다면 어렵게 마련한 자리가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이럴 때가 팀장에게 정공법이 필요한 때다. 여기서 말하는 정공법은 감정이나 인격을 건들라는 말이 아니라 사실(Facts)에 입각해서 잘못된 부분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피드백을 할 때는 감정이 격해지거나 논점이 다른 곳으로 흐르지 않도록 사전에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키워드를 간략히 정리하고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넷째, 만만한 부하만 질책하면 안 된다. 

솔직히 구성원 중에 착하고 온순한데 일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만만하지 않은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다. 착하고 온순하기 때문에 막대해도 대꾸하거나 반격하지 않을 것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런 분들이 실수할 경우 더 심하게 질책하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이런 경우 다른 구성원도 알고, 당하는 사람도 그 사람이 만만해서 그런다는 걸 다 안다. 설령 마음속으로 만만하거나 쉽게 생각하는 구성원이 있더라도 질책이든 칭찬이든 ‘공정’하려고 무던히 노력해야 한다. 공정은 때와 장소와 관계없이 조직관리의 핵심 주제이며 팀장으로서 신뢰와 존경의 밑거름이다. 

다섯째, 절대로 타인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가장 스트레스 주는 일은 다른 사람과 비교당하는 거다. 질책을 받는 것도 힘든데 동료나 선후배에게 비교까지 당하면 어떻겠는가? 이것은 정말 사람을 두 번 죽이는 셈이다. 

최악의 질책은 이런 모양새다.  

“최대리, 일하는 게 왜 이 모양이야! 박 대리 일하는 것 좀 보고 배워라!” 

“김 과장, 이걸 보고서라고 썼나! 과장씩이나 되고도 아직도 보고서 하나 제대로 못쓰나! 박 대리가 쓴 거 참고해서 다시 써와!”

자신의 성(姓)과 직급을 위의 질책 상황 속에 넣어 보고 어떤 느낌일지 상상해보라. 상상하는 것만으로 피가 거꾸로 솟고 울화가 치밀어 오르지 않는가? 사내 강의 중에 이런 상황을 제시하자 어떤 교육생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살인충동’을 느꼈다는 사람도 있었다. 무심코 내뱉은 준비 안된 피드백이 가져올 나비효과는 상상한 것 이상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여섯째, 메시지는 짧고 강하게 전달하고 과거의 실수까지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

질책은 절대로 길어지면 안 된다. 말이 길어지면 팀장의 잔소리로 흐르며, 감정이 개입되게 되고, 해당 건만이 아니라 과거에 일어났던 실수나 문제점까지 지적하게 되는 최악의 패턴에 빠지고 만다. 기혼자들은 경험해봤을 부부싸움과 같은 모양으로 변질되는데 이는 마치 팀장의 질책을 배우자의 잔소리와 같은 취급을 당하게 된다. 과거의 일까지 들춰내다 보니 감정은 상할 대로 상하고 한 가지 이슈가 아닌 여러 이슈를 동시에 들으니 무슨 큰 죄를 저지른 것처럼 자신감마저 상실하게 된다. 원래 의도했던 질책의 본질은 어느 하나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한 채 마무리되고만 것이다. 


일곱째, 구성원의 말을 충분히 경청하라.

뭔가 일을 잘 못한 구성원의 얘기가 팀장에게는 변명처럼 들릴 것이다. 그렇더라도 구성원 나름대로의 설명(변명)할 기회는 줘야 하며 끝까지 들어보려는 팀장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저 변명으로만 치부하고 더 들을 필요 없다는 식의 자세는 구성원에 대한 '무시'를 말하는 것이므로 훈계나 질책의 효과가 반감된다. 질책할 일이 생기거든 구성원의 말을 충분히 듣고 우선은 명확하게 사실을 확인해야 한 다음에 해야 한다. 


질책은 대다수의 팀장들이 오랜 직장 생활에서 우러나온 경험과 통찰을 구성원에게 전수하여 지식과 경험이 대물림되게 하는 중요한 행위다. 이런 활동이 원활하게 일어나는 조직은 조직역량이 급성장하게 되며 한 두 명이 중간에 빠지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그 자리를 메워주는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 제대로 된 질책은 팀장의 노하우를 결집한 내용이므로 때로는 구성원의 인생까지도 바꿀 수 있을 만큼 위력이 크다. 좋은 질책은 상사를 더 돋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는 보약과도 같다.  


"Knowledge to Action : 다양한 Industry에서 배운, 실질적인 성공 전략과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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