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는 것이 어려운 요리가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미역국일 것이다. 유쾌하고 잔잔한 감동이 있는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 신민아가 홍반장의 생일을 축하하려고 몸소 미역국을 끓였는데 도무지 먹을 수 없는 수준의 참사를 만드는 장면이 코믹하게 들어간 이유도 미역국이 왠만하면 실패하지 않는 요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얼마나 요리를 못하면 미역국을 망친다니 그래. 쯔쯧.
컨디션이 별로인데 싶을 때는 닭고기 미역국이 좋다. 나는 섬세한 요리는 못하고 그냥 재료로 승부를 낸다. 재료가 좋으면 소금으로만 간을 해도 맛있기 마련이다. 나의 요리법을 소개하면 다름과 같다. 우선 생닭 한 마리를 그대로 푹 삶는다. 닭을 삶는 동안에는 미역을 물에 불린다. 어는 정도 불려서 가위로 쉽게 잘려질 수준이 되면 미역을 길이 3~5센티미터 정도로 잘게 잘라준다. 약 30분 정도 닭을 삶은 후에는 닭을 꺼내어 찬 공기에 그대로 두어 만져도 손이 뜨겁지 않을 정도로 식힌다. 닭을 식히는 동안 푹 고아진 닭고기 육수에 미역을 넣고 끓인다. 간장 조금, 멸치액젓 조금 그리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미역국이 끓을 즈음이면 삶아놓은 닭이 식어서 손으로 고기를 잘게 찢기에 편하다. 삶은 닭고기는 뼈도 잘 발라지고 살도 결이 있어서 잘게 쪼개기가 싶다. 그렇게 뼈를 모두 발라낸 살을 미역국에 넣는다. 그리고는 다시 끓여준다.
이렇게 끓인 닭고기 미역국을 큰 대접에 담고 찬밥을 넣어서 말아 먹으면 그야말로 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같은 느낌이 든다. 간을 짜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국물을 한방울도 남기지 말고 후루룩 다 마시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