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에는 전설같이 회자되는 큰손들이 있다. 나와는 다른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이기에 그들에 대해서 아는 것은 단지 영화,드라마, 신문에서 조금은 과장스럽게 묘사되었을 내용들 뿐이지만 들어보면 무척 대단한 사람들로 여겨진다.
한국의 재계를 이끌어갔던 고 정주영 회장이나 이병철 회장 같은 분들도 도움을 받았고, 그들이 전화를 하면 자신들도 모르게 일어서서 전화를 받았다고 하니 그들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해본다.
이전 글에서도 이름이 나왔던 멋진 드라마 ‘이태원 클래스’에서도 큰손이 한 분 나온다. 그분들의 특징은 허름한 옷차림을 한 노인의 모습이고 때로는 빈병이나 폐박스를 줍기도 한다. 아마 드라마상 반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이겠으나 얼마나 검소하고 한푼을 소중히 여기는지를 보여준다.
사업에서 돈은 혈액과도 같으니 수혈이 필요한 위급한 순간에 처한 기업가들에게 큰손들은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우리들의 삶 속에는 또 다른 유형의 큰손들이 있다. 이들은 우리와 함께 살기 때문에 전설처럼 전해오는 무용담은 없다. 이들의 특징은 마음의 손이 커서 식사를 준비할 때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 먹을 것을 고려해서 큰 그릇에 푸짐하게 요리를 한다는 것이다.
파김치를 담아도 자기 식구들이 먹을 정도로 소박하게 하는 법이 없다. 서너 집은 나누어 먹어도 족할 만큼 크게 일을 벌린다. 김치찌개, 육개장, 잡채, 부침개 등을 만들 때에 큰 솥을 사용한다. 마음의 손이 크신 이분들은 묵이나 팥죽 같이 평소에 자주하는 음식이 아닌 것을 만들 때는 좀 더 푸짐하게 음식을 만든다.
간혹 옆에서 약간의 심부름을 하다가 간을 보는 타이밍에 먹어보면서 으례 하는 말은 역시 음식은 푸짐하게 만들어야 더 맛있다는 감탄이다. 그리고 그 말은 참 맞는 말이다. 사람이 사는 데는 돈이 꼭 필요한 것 만큼이나 따뜻한 마음과 희망이 필요하다.
요리를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사람을 돌보는 행동이다. 나누어 먹을 사람들을 기억하면서 마음의 정을 담아서 푸짐하게 준비하는 우리들의 큰손들은 경제계의 큰손 못지 않은 부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