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일 드라마 작가였다면 분명히 청와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해 했을 것이고 그것을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고자 했으리라. 어마 무시한 그룹 총수 일가에서 벌어지는 일들보다 더 큰 일들이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을 테니 말이다.
웨스트 윙은 미국 백악관에서 8년 동안 무슨 일들이, 어떻게, 그리고 왜 벌어지는지를 추적하는 드라마이다. 우선 이 드라마를 만든 사람들과 총 책임자라고 할까 메인 프로듀서인 애런 소킨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드라마는 현실이 아니라 그저 드라마일 뿐이지만 드라마는 시청률이 중요하고 그래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일으킬 소재가 아니면 다루어지지 않는다. 그런 관점에서 웨스트 윙에서 엿볼 수 있는 미국인들의 정서를 알 수 있다.
이미 철 지난 드라마를 왓챠 때문에 보게 되었다. 거의 모든 시즌에서 다루어진 이야기들이 재미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잘 이해되지 않는 논리가 있다. 공화당은 세금감면을 주장한다. 이유는 개인의 자유가 정부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tv토론에서 왜 정부의 역할이 최소한으로 축소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주장은 꽤나 설득력있게 들린다.
그런데 웨스트 윙 거의 모든 시즌에는 전세계에 걸쳐서 특히 긴장이 고조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 유럽과 러시아와 중국의 국경 그리고 멕시코와 남미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일촉즉발의 긴장들이 백악관의 평범한 일상, 예를 들면 대통령 딸의 결혼식과 버무려져서 그려지고 있다.
민주당은 그렇다고 치고, 공화당은 세금감면 즉 정부 역할의 축소를 말하면서 그들은 미국 외의 지역에서 발생하는 분쟁에 대해 관여한다. 자국에서 발생하는 일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 조직조차도 축소하려는 그들이 자국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 마치 자기들이 일인 것처럼 의미심장하게 다룬다. 그것도 재미있는 것은 대통령이 딸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중에 발생하는 일로 극적인 효과를 높인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아이가 태어나고 성장하고 결혼하는 그런 일상 중에서 나라 간의 전쟁 위협이 고조되고 자원이나 안보에 관련된 어마무시한 결정들이 진행된다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