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은 위계를 가지고 있다. 이것을 일반 조직의 예를 들어서 설명하면, 미션, 비전, 경영목표, OKR, 활동계획의 체계와 같다.
미션은 어떤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대전에 소재한 모 벤처기업은 신약만이 살길이다 라는 미션을 위해 만들어졌고 헌신하고 있다. 미션은 언제까지라는 기한이 없다. 완성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리키는 것과 같다.
비전은 미션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비전은 언제까지 무엇을 달성하겠다는 형식으로 설정된다. 위 기업은 ADC(항체-약물 접합체) 플랫폼 기술에 기반을 두고 항암제 등을 만들고 있는데, 2030년까지 무엇을 달성하겠다는 매우 야심찬 비전을 표방하고 있다.
경영목표는 장기적 목표라고 할 수 있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징검다리 목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주로 조직 전체가 공유하는 1년 단위로 설정된 목표이다. 비전은 미션이라는 추상적인 목적을 현실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경영목표 역시 비전을 현실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OKR은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 중의 하나인데, 인텔 그리고 그 이후에 구글에서 도입한 이후 급속히 확산되었다. 기존의 조직들은 주로 1년 단위로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를 해왔으나 이로 인한 많은 문제점을 경험하고 있었다. OKR은 기법적으로는 다를 것이 없지만 주로 분기 단위로 설정하고, 하향식으로 설정되지 않고, 자율성을 중시하여 상향식으로 설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활동계획은 OKR을 달성하기 위해 수립되는 실행계획이라고 보면 된다. 어떤 활동을 실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에 40분 운동하기로 계획을 세웠다면 그것을 지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목표가 된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일까? 나는 왜 사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들은 철학적이고 종교적으로 들린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진실이나 과학적 증명의 영역이 아닌 믿음의 영역이자 선택의 영역이다. 그래서 인생의 목적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조직의 예와 비교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목적은 다양한 수준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기에는 나름 적절한 면이 있다.
나의 인생의 목적 즉 나의 미션은 어떤 존재가 되어져 가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어는 정도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도 있지만 나를 너무 드러내는 것이어서 조심스럽다. 나는 부활의 신앙을 가지고 있다. 부활은 자연과학의 용어를 사용하면 진화와도 유사해 보인다. 새로운 존재가 되는 것이니 말이다. 성경의 신약에 보면 예수님이 제자들과 산에 올라가셨을 때 변화된 모습으로 나타난 사건에 대한 기록이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마지막 편의 마지막 장면에는 터미네이터가 새로운 몸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반전이 멋지게 나온다. 내가 생각하는 부활의 모습과 유사한 면이 있다. 그런데 터미네이터의 진정한 업그레이드는 터미네이터가 경험한 그 길고 험난한 사건들을 통해서였다. 사람의 경우에는 생애 전체를 통해서 경험하고 만들어진 이야기들로 인한 것이라고 해야겠다. 단순히 긴 세월 동안 사라 코너를 지키느라 노쇠한 터미네이터 T-1000이 액체금속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을 부활이라고 할 수 없다.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어져 간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 간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의 목적은 그런 것이다. 그 이야기를 잘 찾아야 하고 잘 써가야 한다. 노래가 모두 다른 가사와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사랑을 노래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처럼 우리가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공통점은 아마도 사랑하는 존재가 되어져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백만송이 장미처럼 말이다.
그러한 인생을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시간적으로 설정된 목적 이제 부터는 비전 내지는 목표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어울린다. 그 목표들을 세우고 도전해야 한다.
창문은 목적이 있다. 그러나 창문이 가지고 있는 목적은 창문 홀로는 성립되지 않는다. 집의 일원일 때에 창문은 창문의 목적을 달성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창문이 어떤 방의 창문이 되었다면, 그 방에 살고 있을 누군가에게 독특한 이야기를 만드는데 기여했으리라. 감방의 창문이었다면 푸른 하늘과 밤에 빛나는 별을 보여주는 통로가 되어 누군가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었으리라.
나는 어디에 속해 있나? 그 관계 속에서 내가 발견해가는 나의 존재 목적은 무엇일까? 그것을 찾아가고 이루어가기 위해 비전을 세우고, 목표를 세우고, 오늘 하루의 목적과 목표를 세우고 고군분투하고 그리고 훗날 터미네이터 T-1000처럼 새로운 몸을 입고 부활하기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