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말이 더 힘있다는 것을 잊고 산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반가운 안부를 나누었다. 모인 사람의 딱 절반이 코로나에 걸려 고생을 좀 했단다. 나은지는 몇 주가 지났는데 여전히 잔기침이 가시질 않아 고생하는 친구도 있었다.

돌아가며 어떻게 지냈는지 안부를 나누었는데 두 집에서 교통사고가 있었단다. 친구네는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고 있었는데 2차선에서 무리하게 우회전을 하던 차량으로 친구 차의 왼쪽 앞부분과 상대방 차의 오른쪽 측면이 부딪히는 접촉사고가 발행한 거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사고를 낸 측에서 미안해하고 다친 사람은 없느냐고 묻는 것이 상식일 터인데, 상대방 측은 다짜고짜 사고를 내면 어떻게 하냐고 소리를 쳤고, 아들로 되어 보이는 젊은 청년도 차에서 내려서는 저기요 저기요 하면서 싸움을 거들고 스마트폰으로 사고 현장을 촬영하기 시작했단다.


그 사거리가 학원가여서 워낙 복잡한 곳이라 밀려있는 차들이 많아서 친구네는 차를 일단 교통에 지장을 주지 않는 곳으로 이동시키자고 말하고 차를 움직였는데, 사고 현장을 훼손했다며 상대방 측은 더 거세게 시비를 걸어왔다.


이쯤 되자 친구도 도저히 상식적인 대화로 해결될 분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우선 보험사에 연락을 하고, 이어서 경찰서에 신고를 하였단다. 통상 이런 류의 사고는 접수를 해도 서로 합의보사라 권하고 잘 받아주질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상당히 마음이 상한 친구는 사실 이 친구가 변호사인지라 사고접수 서류를 정확히 준비해서 제출하니 경찰서에서 안받을 수가 없게 되었단다. 그리고는 경찰관이 합의되시면 고소는 취하하실거죠라고 물었는데, 아뇨 그 사람들이 처벌받기를 원합니다라고 답변했단다.


접촉사고를 경험한 다른 친구네는 직선 도로 횡단보도 신호등이 바뀌어 정차를 하였는데, 뒤에 오던 차가 무엇에 한눈이 팔렸는지 그만 와서 부딪힌 거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뒤에서 부딪친 차주가 차에서 내리더니 갑자기 서면 어떻게 하냐고 소리를 지르더란다.


하도 기가막혀서 이봐요. 신호등이 빨간 색으로 바뀌었는데 정지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도대체 어디에 정신을 팔고 운전을 하세요? 하고 큰소리로 되돌려 주었다. 그제서야 겨우 상황을 파악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더란다.


친구네는 큰 사고가 아니었으니 그냥 보험처리를 하든 혹은 수리비를 변상하든 가볍게 처리할 생각이었는데 상대방이 오히려 언성을 높이면서 화를 내니 괘심한 마음에 수리하는 동안 운행할 렌트카도 가장 좋은 아우디 Q7으로 신청했고 합의는 안해줄 생각이라고 한다.


나도 유사한 경험이 없지 않는데, 그때도 비슷한 생각을 하였다. 사고처리는 과실을 따져서 객관적으로 처리하면 될 것인데, 왜 먼저 언성을 높이며 상대방을 공격하고 싸움을 벌일까? 그리고는 뒤에서 대기하는 긴 차량행렬은 안중에도 없고 도로 한복판에서 서로 싸우며 현장을 보존한다고 하고 열심히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과실의 판단은 목소리 크기가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을 가지고 하면 된다. 주변에 교통 카메라도 있고, 차량 마다 블랙박스 카메라가 있어서 판단을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판단은 엄격히 할 수 있으니, 말은 서로가 부드럽게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참 아쉽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다르다는 사실과 다르다는 생각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