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일까? 스타일일까?

의도가 있는 질문이다. 누군가가 이런 식으로 질문을 하면 ‘좀더 말해볼래요?’ 라고 거들어 주어서 아직 정리되지 않아서 맴돌고 있던 생각을 터놓게 분위기를 만들면 좋다. 가상의 독자가 나에게 좀더 말해보라고 거들어 주었다고 가정하고 두서없이 말해보면 다음과 같다.


문득 발견한 것은 요즘 나의 글에 콤플렉스라는 단어가 두어 번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어도 유사한 의미를 담은 평범과 탁월의 차이에 대한 글도 바로 어제 적었었다. 아무래도 자신감이 위축되고 있나 보다.


나는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는데, 유명한 사람도 아니어서 나를 찾는 고객은 별로 없다. 때문에 정기적으로 가망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안부 전화를 돌리거나 해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가끔은 안부인사겸 얼굴이나 한번 봅시다라는 대놓고 용건 없는 돌격 스타일의 방문을 하기도 한다.


확실히 이러한 방식은 예전에는 먹혔을지 몰라도 요즘에는 환영받지 못한다. 대신에 요즘은 홈페이지 또는 페이스북 또는 블로그 또는 유튜브 등에 매력적이고 양질의 컨텐츠를 만들어서 업데이트 하고, 무엇이 필요한 고객들은 자연스레 검색을 하니 검색을 통해서 연결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해야한다. 그런데 나는 그러질 못했다. 겨우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계기는 사실 이런 이유가 5할은 된다.


영업과 마케팅은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한 노력이고 그래서 상당한 정도로 거절의 아픔을 감당해야 한다. 많이 단련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거절 또는 무반응은 마음에 느끼지 못할 미세한 상처를 준다. 이것이 어느 기간 누적되면 침울한 기분으로 나타나고, 글에 콤플렉스 등의 단어가 등장하는 식으로 발현되는 것 같다. 물론 이것은 나의 경우에 해당한다.


고객의 평가를 받는 것은 두려운 일이고 최대한 피하고 싶다. 때로는 기분도 나쁘다. 하지만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객 평가는 일종의 메기이다. 나를 긴장시키고 그래서 더욱 노력하게 한다. 매력을 유지하거나 발전시키지 못하면 잊혀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고마운 면이 많다.


나는 내용적 측면에서는 자신감이 있다고 자부한다.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제법 명성이 있는 기관들의 컨텐츠를 살펴보아도 내가 나은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왜 선택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까? 그래서 나온 질문이 스타일에 관한 물음이다.


스타일과 내용은 다르지 않아요! 스타일이 곧 내용이지! 이렇게 누군가가 강조하는 듯 환청이 들린다. 그런가? 완전히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아니라고 내용은 내용이고 스타일은 스타일이라고 고집을 피울 수도 없다. 혹시 내용도 아니고 스타일도 아니고 다른 무엇일까?


일단 오늘 생각은 요 정도로 가져간다. 오늘 발견한 나의 도전 과제는 구린 스타일을 좀 바꾸어 보는 일이다. 근데 이런 것은 어디서 배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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