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승진하여 매니저가 되면, 다른 사람의 성장과 성과에 대해 책임지는 책임을 지게 됩니다. 자기의 성장과 성과에 대해 책임지기도 어려운 일인데 다른 사람에 대해 책임을 갖는 것은 여간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피플 리더가 된 사람들을 위해 리더십 개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조직의 성공에 무척 중요하죠.
연구에 따르면 실무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아서 피플 리더가 된 사람들의 80%가 다른 사람을 이끄는 능력 즉 리더십 스킬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리더십 개발을 위한 교육이나 코칭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새로운 직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직무 스킬 개발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피플 리더를 위한 리더십 교육의 초기에 다루어지는 중요한 주제는 핵심 가치입니다. 가치는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입니다. 리더십의 관점에서 좁혀서 본다면 내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기에 어떤 선택과 행동을 하고 싶은지에 관한 마음속 깊은 열망입니다. 그래서 문서나 말이 아니라 선택과 행동을 보면 그 사람과 조직이 어떤 핵심 가치를 가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가치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행동은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가치를 오랫동안 고집하거나 비록 가치가 가치 중립적일지라도 균형을 깨뜨리는 방식으로 발휘됐다면 우리와 조직의 웰빙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게 됩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직장생활을 하던 시절에, 그때는 지금 같은 자기인식은 없었지만, 자유를 중시하던 저는 직장에 얽매이는 것이 몹시도 어려웠습니다. 내가 나를 보면서 이렇게 시들어간다고 하는 생각을 하면 걷었던 출근길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결국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별다른 대책도 세우지 않고 직장을 나와서 대학원에 진학하였고, 그 이후로도 고정된 월급을 받는 일자리가 아니라 성과에 직접적으로 연동되어 수당을 받는 프리랜서와 유사한 일자리를 고집했으니까요.
계약직으로 일하던 조직에서 피플 리더의 역할을 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나는 자유라는 가치를 중시한다는 그런 명확한 인식은 없었지만, 자율을 중시하던 저는 자연스레 그런 방식으로 사람과 조직을 관리하였습니다. 자유의 또 다른 말은 자기의 선택을 중시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율의 좋은 메시지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왜곡되어 전달되었던 것 같습니다. 일부의 구성원들은 조직이 직원을 보살피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심지어는 직원을 이용한다고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가치는 우리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인데 신기하게도 가치 중립적입니다. 거의 대부분 도구가 그러하듯이 잘 사용하면 약이 되고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리더가 된 사람은 자기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으므로 자기의 행동의 동력이 되는 자기의 핵심 가치에 대한 자기인식을 높여야 합니다.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저는 그 유익을 많이 누리지만 당연히 그것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는 외로움과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늘 지니고 삽니다. 일종의 비용이라고 할 수도 있죠. 한때 이 비용이 너무 과하다고 느껴져서 연대를 추구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구한 전환이었기에 처참한 실패를 경험했고요. 연대는 매우 소중한 가치이지만 그것의 실천과 연대의 유익을 얻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상당했습니다.
자유와 연대는 공존할 수 있을까요? 아니 공존해야만 할까요?
연대를 추구하다 보면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불편감과 비판의식이 높아집니다. 자유를 중시하다 보면 연대하자는 사람들의 요구가 거추장스럽기만 하죠. 하지만 자유는 매우 소중하기에 자유를 지키고 누리기 위해서 우리는 서로 연대해야 합니다. 더불어 사는 연대는 우리를 더 연결되게 하고 더 안전하게 하고 더 큰 일을 추구하게 합니다. 그 소중한 연대를 강력하게 하려면 구성원들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리더는 자기의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발휘해야 지금의 상황적 요구에 조화롭게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기인식을 높여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 충돌할 수 있는 가치들이 서로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지탱해주는 방식으로 작동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명한 고민과 전략이 필요합니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리더십 교육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성찰 작업은 매우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