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자유와 완전한 구속의 공존

사람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참혹한 상태에 내몰리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안전했던 현실은 밟혀서 부서진 장난감처럼 산산조각이 났다. 가장 연약한 순간에 절실하게 붙드는 하나님은 완전히 침묵하신다. 공포, 분노, 절망, 슬픔, 허무, 혼란 등 온갖 파괴적 감정들이 우리를 가득 채울 것이다. 가장 괴로운 것은 괴롭다 못해 역겨운 것은 하나님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었으리라.


시련은 경험되는 그 크기만큼 나를 버리도록 요구한다. 고통은 내가 나에 대하여 주장하는 소유권의 크기에 비례한다. 모든 것이 헛되니 집착하지 않으려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이다. 존재는 현실이다.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하려고 볼을 꼬집고는 아픔을 느끼는 것과 같다. 고통 만큼 생생하게 존재의 확실함을 알려주는 것도 없다.


나는 역사책에서 그리고 뉴스를 통해서 듣는 타인들의 고통을 경험해본 적은 없으면서도 만일 내가 그 당사자가 된다면 어찌될까 아주 조금 느껴본다. 풀 수 없는 방정식이 있다고 해서 수학을 부정하지 않듯이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하나님을 부정하지는 않으리라. 완전히 자유로운 존재이면서도 완전히 주님께 드려진 존재로 나아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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