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기록을 들춰보며 새로운 서면을 써갈때마다 어제의 나는 얼마나 엉망징창인 인간이었나를 깨닫는다. 마치 학창시절의 졸업사진처럼 과거의 결과물들은 다 회수해서 파쇄해버리고 싶다. 불가능하기에 문서가 전자화되지 않았던 시절이 부럽기도 하다. 언제쯤이면 이런 감정에서 자유로워질까. 벌써 8년차. 물론 현재 세 번째 회사, 이번 회사에서는 아직 1년차.
언젠가 이 분야는 나야 나라고 할 수 있는 날이 오긴 하는 걸까?
생각해 보면 딱히 돌아가고 싶은 날은 없다. 다만 원하는 미래가 있을 뿐.
그렇다고 과거가 후회스럽거나 괴로운 게 아니다.
사실은 행복한 편이었지.
하지만 돌아보면 항상 오늘보다 부족한 내가 있어왔다. 그래서 언젠가 백퍼센트 꽉 찬 나를 상상하며 매일 내일을 기다린다.
요리도 어제보다 오늘이 항상 낫다. 그리고 언젠가 진짜 요리를 잘하고 싶을 뿐.
그런 의미에서 차돌된장 한 번 더!
차돌박이는 최대한 잘게 다져서 펜에 볶는다.
차돌 자체에 기름이 많은 편이고 찌개를 만들 것이기 때문에 따로 기름을 넣지 않고 볶아준다. 차돌 기름이 충분히 녹아 나올 때까지.
차돌을 충분히 볶았으면 쌀뜰물 혹은 멸치육수를 붓고 감자, 무, 호박을 썰어넣어 끓인다. 국물이 끓으면 된장을 풀고 양파와 청량고추, 그리고 고춧가루 한 숟갈 넣어준다.
집집마다 된장맛이 다른데, 혹시 우리집 된장처럼 간이 약하면 끓을 때 간이 맞게 국간장 한 숟갈 넣어준다. 물론 된장을 더 풀어 간을 맞춰도 되지만 국물이 뻑뻑한 게 싫다면 간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더해서 간을 맞추는 방법이 좋다.
마지막으로 송송 썬 파를 적당히 넣고 한소끔 끓여주면 완성. 감자가 익었나 확인만 하고 불을 꺼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