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임에서, 혹은 불특정 다수에게,
"점심시간에 휴식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을까요?"
라고 물었을 때,
"휴식만큼 좋은 것은 없어."
라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한다.
또는
"오늘 A라는 식당에 처음 가 봤는데 거기 숨겨진 맛집이었어요."
라는 말에,
"거기보다는 B가 맛있지. B가 맛집이야."
라는 대답이 돌아올 때가 있다.
이런 말들에 묘하게 기분이 상하는 이유는 대답하는 사람이 오직 자신만이 옳거나 자신의 취향이 일반적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답은 하나가 아니고, 설사 하나라 하더라도 내가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는 수년간 글쓴이의 의도와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교육을 받아 왔음에도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만다. 그것은 아주 정확한 오답이다. 오답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그 중 최악은 정보를 구하는 질문에 자신의 평가와 판단을 보내는 것이다.
돌아오는 평가와 판단에는 이런 생각이 든다.
- 이거 결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