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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국화 Apr 13. 2020

저녁 7시, 나를 위해 요리하는 시간#12

머리 좋다는 말의 의미

전회사를 다닐 때 같은 회사를 다니고 있는 A라는 사람에 대해, 그 사람 어때라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성격은 괴팍하지만 머리가 좋지라고 평하고는 했다.
심지어 머리가 비상하지, 또는 지니어스라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지니어스?
지니어스인데 왜 별다른 업적은 없을까?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조직내 타인의 평가따윈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누군가에 대한 누군가의 평가란 장님 코끼리 만지기에 불과하며,
내가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 대해 예단을 가지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었다.
나는 타인의 판단력보다는 나의 판단력을 훨씬 신뢰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A를 경계는 하되 배척하지는 않았다. 당시 내 직속상사의 당부도 있고 해서.
  


그런데.
성격은 괴팍하지만 머리가 좋다는 말은 힘들고 불편한 사람이라는 말을 에둘러 하는 말이었다.
생각해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직장은 가족, 학교와는 다르다.
나에게 해가 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조금 특이하다고 해서 굳이 어떤 평가를 남길 필요가 없다.
딱히 인적유대관계가 끈끈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반드시 긍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단어를 선택해 평가를 남긴다는 것은
그는 어떤식으로든 무해하지만은 않다는 뜻이었다.
(아마도 조직생활 몇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한명씩 떠오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지니어스인데 왜 별다른 업적은 없냐고?
지능적으로 유해하다는 뜻이었다.
업적이 있는 사람들은 동일한 단어로 평가받는다.

그 사람 일 잘해.
직장에서 그 외의 평가는 칭찬이 아니다.
그런데도 지니어스들은 그 말을 칭찬으로 듣는다.

그러니 사실은 머리가 비상하게 나쁘다는 뜻이다.
타인을 괴롭히거나 어떻게든 일을 미루기 위해 비상한 머리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비상한 머리로 범죄까지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은 분노하면서도 아주 조금은 감동한다. 우와, 진짜 머리는 좋다.
그러나 아니다. 그들은 머리가 좋은 게 아니라, 양심의 발달장애를 가졌을 뿐이다.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은 신체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신체의 성장과 더불어 뇌활동도 발달하게 되는데, 무한했던 두뇌발달의 범위를 성장과정에서 좁혀나가게 된다.
물론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 틀린 말일 수도 있다.
그런데 어린시절부터 꾸준히 도덕, 사회질서, 법에 대한 세뇌를 당해오면 그에 반하는 두뇌 영역은 점점 쇠퇴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평범한 사람들이 악인들이 하는 기발한 생각을 못하는 이유는 지능이 낮아서가 아니라 오랜 시간 양심이라는 이름의 무의식이 눌러왔기 때문이다. 못해서 안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라 안하는 것이며.
나는 살아오며 머리가 좋은 사람들을 정말로 많이 만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있게 악인들에게 말할 수 있다.
애석하게도 당신은 아니라고.
내가 아는 머리 좋은 이들은 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위해,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데 기발한 생각을 해낸다.

기발하지도 좋지도 않지만 오늘 하루 나의 일용할 양식을 보다 즐겁게 먹어보기 위해 두뇌 가동 중. 생각해 보면 나 하나 즐겁기 위해 머리쓸 시간도 부족한 마당에 타인을 해롭게 하는데 머리를 쓴다는 건 얼마나 어리석음 그 자체인가.



직딩은 반조리식품과 조리용 키트를 즐겨 사용한다.

이 제품은 양념된 닭갈비와 볶음밥용 소스가 들어있다.

야채는 신선한 것으로 따로 준비할 수 있으니 오히려 활용도가 좋다. 양념도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달달한 맛이라 기호에 맞게 청량고추와 다른 양념들을 첨가해준다.



우선 물 한컵에 감자를 익힌다. 감자를 먼저 익혀놓지 않으면 닭갈비를 태울때까지 안익을 수도 있다.



감자가 어느정도 설익으면 양념한 닭갈비와 양파, 청량고추 등 각종 야채를 넣어준다. 양배추가 좋은 궁합일테지만 냉장고 사정상 생략.

어차피 넣을 파라, 생파 대신 파김치를 넣어줬다. 김치맛이 강하지 않을 정도만 넣어주면 단맛도 잡아주어 어른이 입맛에는 굿!



맥주 한잔과 잘 먹은 후 추가양념에 밥 볶아 먹으면 남은 왜 괴롭혀, 내가 행복한데.

볶음밥에 치즈는 언제나 옳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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