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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국화 Jun 01. 2020

저녁 7시, 나를 위해 요리하는 시간#20

월요일은 원래 힘든 날

오죽하면 월요병이란 말이 생겼을까. 그만큼 직딩에게 월요일은 힘든 날이다. 만국 직딩이 공통으로 힘든 날인데다 보태어 월요일은 민원인이 유난히 많은 날이라 우리회사는 월요일이 평소보다 두배로 힘들다.

주말내내 혼자 고민하다 월요일 아침만 기다린 심정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라서 최대한 친절하게 응대하려 하겄만, 걔 중에 악성 민원이나 생떼 쓰는 사람을 마주치면 힘이 빠지고 만다. 하루 출근해서 그 한 사람 상대하고 말 일이라면 참고 말겠지만 그 한 사람 때문에 다른 민원인 응대가 힘들어지니 마냥 참아줄 수는 없다. 선의의 다른 민원인이 피해를 봐서는 안되잖아.


악성까지는 아니지만 참 답답한 경우가 있는데, 바로 회사측에서 반드시 문제가 되는 일을 하면서 문제가 안된다는 말을 어떻게든 들으려 하는 것이다. 문제가 안된다는 그 말이 그렇게 듣고 싶으세요? 제가 문제 안된다고 한다고 문제 안되는 게 아닌데.

끝까지 저를 설득하시는데 까짓껏 그렇게 듣고 싶다는데 죽은 사람 소원 들어주는 셈 말해드리면 그만입니다(말하자면). 그래봤자 문제가 안되는게 되는게 아니라서 안해드림.

참 안타깝다. 저를 설득해서 원하는 말을 들어봤자 아무 소용 없다구요.


아무튼 오늘의 사연인즉, 징계워원회가 근로자에 대해 취업규칙에서 정하고 있지 않은 종류의 징계결의를 했는데 그대로 집행해도 되냐는 것이다. 근로자가 부당징계구제 신청하겠죠. 그럼 근로자가 이의제기하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느냐고 묻는다. 회사에 이의제기 안해도 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구제 신청하실텐데요. 그럼 근로자가 이의제기도 안하고 부당징계구제 신청도 안하면 문제없냐 묻는다.


진짜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말이 문제 없냐는 말이다. 이 말은 정체가 뭡니까?


근로자가 이의제기도 하지않고 부당징계구제 신청도 하지 않고 민사소송도 제기하지 않으면 당연히 그냥 넘어 가겠죠. 문제 없냐는 말은 이런 뜻인가요? 그렇다면 "네"입니다만, 부당징계가 아니냐는 뜻으로 질문한 것이라면 "아니요, 부당징계입니다. 취업규칙에서 징계의 종류로 정하고 있지 않은 징계유형으로 징계하는 것은 부당징계입니다. "입니다.   문제가 안되냐고 묻는 의도는 전자라면, 그래서 전자의 대답을 듣고 싶어서 하는 질문이라면, 이거 너무 불순하잖아요.

그리고 인사담당자님, 한시간 뒤에 근로자분 상담 오셨어요. 취업규칙에 징계의 종류로 정하고 있지 않은 징계유형으로 징계처분 받았는데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냐시는데, 담당자님 소용없는 고민 하신 것 같네요.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내는 기분이었던 월요일. 일단 마스크부터 벗고 보는 민원인들 때문에 바짝 예민해져서 더더욱. 오늘 하루 잘 불태웠다.

얼른 집에 가서 매콤 새콤한 비빔국수 해 먹어야지.



나의 비법 양념장.

팔도비빔장에 새콤한 파인애플을 갈아넣고 쯔유 한스푼, 식초, 식초 한스푼 더하면 우주 최고 비빔장 완성!

사실 파인애플은 넣으려고 넣은 게 아니라, 생으로 먹으려 샀는데 신맛이 너무 강해서 못 먹고 물러가는 걸, 식초 대신 넣어봤다. 반신반의하며 넣어봤는데 우와~ 이거 완전 유레카!

파인애플 남은 양에 팔도비빔장을 더하고 더해서 적당한 농도를 맞춰준다. 싱거우면 쯔유 한스푼, 신맛이 덜하면 식초 한스푼, 밍밍하면 다시 팔도 비빔장.



매콤새콤한 비빔국수 완성. 접시에 담아 주며 옆자리를 남긴다. 이 자리는 바로...



멘보샤!

매콤새콤한 비빔국수는 기름에 바싹 튀긴 멘보샤랑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그리고 지친 월요일에도 딱일듯. 그래서 국수 삶기 전에 멘보샤부터 주문했었지.

멘보샤와 비빔국수 이 조합 아주 굿~!

이렇게 월요일치 피로를 날립니다.


맥주를 부르는 조합이지만 월요일이므로 아쉽지만 망고에이드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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