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에 울던 내 마음

한마리 짐승처럼 울부짖던 시절이 있었다

by 윤슬


그녀는 나의 사랑스러운 딸, 마루였다. 그 아이가 아파서 동네 동물병원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던 날, 내 마음은 오직 마루가 괜찮아지기만을 바랐다.


이물질을 먹은 듯 보였는데, 병원에서는 이것저것 검사를 한다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충격적 이게도, 구토를 유도해야 할 상황에서 마루에게 도리어 구토를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절박한 내 마음을 이용하듯, 치료와는 전혀 상관없는 어이없는 비타민 주사까지 맞혔다. 그들은 마루의 건강이 아니라, 오직 돈벌이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아 병원 문을 나선 마루는 거의 시체 상태였다. 숨만 겨우 붙어 있는, 차갑고 무력한 몸뚱어리였다. 차라리 그 병원에 가지 않았더라면, 마루는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 후회와 자책이 조금씩 나를 좀먹었다.


절박한 마음에 급히 찾아간 큰 병원에서 나는 비로소 참혹한 진실을 마주했다. 의사는 너무 늦었다고 했다. 간단한 개복수술이면 살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동네 병원에서 허무하게 놓쳐버렸다고, 도대체 처음 동네 병원에서 무엇을 한 것이냐며 나에게 되물었다.


그 순간, 나는 어처구니없는 오진과 의료 과실, 무책임한 과잉 진료가 나의 마루를 죽음으로 몰아넣었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억울함과 슬픔에 온몸이 떨렸다. 항의하기 위해 다시 찾아간 그 동네 병원에서, 나는 그만 울음이 터져 버렸다. 그런데 그 원장은 나의 흐느낌을 듣고는 킥킥대며 정신없이 웃기 시작했다.

기가 막혀 "왜 웃으시죠?" 묻자, 그는 입에서 바람이 빠졌다는 허무맹랑한 변명과 함께 또다시 내 앞에서 큭큭대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 잔인한 웃음소리는 마루를 잃은 슬픔만큼 깊이 내 안을 파고들었다. 모욕과 배신감은 가슴을 갈가리 찢으며, 오래도록 남았다. 이 세상에 나만 홀로 남겨진 듯 외로웠고, 나를 비웃는 잔인한 세상 속에 갇힌 것만 같았다.


너무 아파서 제대로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밤낮없이 마루와 산책했던 그 길을 유령처럼 헤맸다.

함께 앉았던 벤치

같이 걸었던 골목

어제처럼 모두가 선명하게 스며들어, 미칠 듯 흔들렸다.

발자국마다 마루와의 추억이 박혀 있었고, 바람 소리마다 마루가 부르는듯했다.




마루가 쓰던 물건들은 아직도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썼던 이동가방은 세월에 삭아버렸지만, 마루의 옷과 장난감은 여전히 곁에 있다.


그것들을 버리면 정말 마루와의 모든 것이 끝나버릴 것 같아, 아직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나에게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마루의 작은 발자국소리와 따뜻한 눈빛이 떠오를 때면, 가슴 한편이 아직도 묵묵히 뛰고 있음을 느낀다. 어쩌면 눈물 가득했던 나의 모습도, 그리움 속에 묻힌 순수한 사랑의 다른 이름이었는지도 모른다.


세상이 아무리 잔혹해도, 마루와 나눈 시간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나의 기억으로 남았다. 슬픔은 여전히 깊지만, 이제는 그 안에서 조금씩 숨을 고를 수 있다.


한때 내 마음을 지배했던 어두운 파도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그 자리를 마루의 기억이 부드럽게 채워준다.


때로는 눈물이 흘러내리지만, 그것은 마루와 함께한 시간을 기억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어두운 밤이 길었던 만큼, 조용히 속삭이는 아침을 맞이하는 법을 배웠다.

마루는 떠났지만, 그녀의 온기와 발자국은 아직도 내 안에서 천천히 숨 쉬고 있다.


여전히 슬픔과 그리움 사이에서 나는 배우고 있다. 사랑했던 시간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깨닫는다.


한 마리 짐승처럼 울던 날들이 조금씩 지나고, 이제는 그 울음이 부드러운 속삭임이 되어서 내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진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