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힐링 푸드는 떡볶이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간식일 뿐이겠지만,
나에게 떡볶이는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약 같은 음식이다.
힘든 날엔 이상하게도 매운 냄새가 생각난다.
고춧가루가 살짝 눅눅하게 눌러붙은 떡볶이 국물이 코끝을 자극하면
쌓였던 감정들이 천천히 녹아내리는 것 같다.
나는 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고기를 구워 먹으며 스트레스를 푼다지만,
나는 늘 떡볶이 앞에서 마음이 풀린다.
떡이 부드럽게 익어가고, 어묵이 국물에 잠겨 들썩일 때면
왠지 모르게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이 들리는 듯하다.
복잡하지 않고, 꾸밈없는 그 맛이 좋다.
그 단순함이 오히려 내 복잡한 마음을 다독여주는 것 같다.
요즘은 너무 자주 먹는다.
매운 양념이 입 안에서 톡 쏘는 순간,
속에 쌓인 울분과 서러움이 잠시나마 사라진다.
그래서인지 자꾸 손이 간다.
나도 안다. 이건 단순히 음식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떡볶이를 자주 찾는 건,
아마 마음이 “지금 좀 아파요” 하고 보내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한다.
‘다이어트의 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떡볶이 앞에서는 늘 무너진다.
하지만 요즘엔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우울증 걸리는 것보단 낫지.”
마음의 병이 더 무섭잖아.
몸무게는 다시 줄이면 되지만,
한번 마음이 무너지고 나면 회복하는 데 훨씬 오래 걸리니까.
떡볶이는 그런 의미에서 나를 살리는 음식이다.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지는 날,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날 때,
그럴 때 따뜻한 떡볶이 한입이 내게 말을 건넨다.
“그래도 오늘 잘 버텼어.”
그 말 한마디처럼,
매운 양념이 입안을 감싸며
내 안의 굳은 마음을 조금씩 녹여낸다.
가끔은 혼자 떡볶이를 먹으면서도
그 매운 맛에 웃음이 난다.
“참, 이게 뭐라고.” 하면서도
그 한 그릇이 주는 위로를 알고 있기에
다시 젓가락을 든다.
한입 한입, 마음속 허전함이 조금씩 채워진다.
이 작은 음식이 나를 다시 세상으로 끌어올린다.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떡볶이로 위로가 되냐고.
하지만 나에게는 충분하다.
뜨거운 양념이 식어가는 동안,
그릇에 남은 마지막 한 조각을 집어먹으며
나는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이건 단순한 ‘먹는 행위’가 아니라
나를 위로하는 의식 같은 것이다.
오늘도 조금 힘들었지만, 괜찮다고.
내일은 조금 더 나을 거라고.
그 믿음을, 나는 떡볶이 한 그릇에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