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dle Age Mom] 과연 이것 때문일까

자기 방해 요소 (self-sabotage) 극복하기

by 봄치즈

"사실 전 뼛속까지 문과생이어서요."

"워킹맘이라 짬이 안 나네요."

"나이가 들수록 모든 게 느려지네요."


사실 맞는 말이긴 하다. 통계나 코딩 등 이과적인 머리가 필요할 순간마다 앞이 막막하고, 무언가를 배우려 해도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울뿐더러 나이가 들수록 진도도 더디게 나아간다. 열정만 앞서고 능력이 부족함에도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만 하던 기간에는 이런 말들이 나에게 많은 위안을 주었던 것도 사실다.


'내가 있는 지점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지금 상황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불만이 생기거나 조급증이 생길 때마다 삶의 균형을 잡으려 노력해 왔다.


그런데 이러한 마음가짐에 익숙해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이를 핑계 삼아 현실에 안주하려는 태만한 자세가 생겨난 듯하다. '이런 식으로 계속 대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러한 마음이 자기 방해(self-sabotage)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Self-sabotage is when we say we want something and then go about making sure it doesn't happen. (자기 방해란, 우리가 무언가를 원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그것이 일어나지 않도록 행동하는 것이다.) "


새로이 시작하거나 도전하면 좋다는 것도 알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내가 성장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서는 어떠한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을 알기에 알게 모르게 지금 나는 그 시도를 미루고 있는 건 아닌지. 솔직히 학창 시절처럼 교칙이나 규율, 짜인 커리큘럼 안에서 '이렇게 해야만 해!'라고 누군가의 지시가 있지 않는 '성인의 삶' 속에서 나만의 의지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끈기 있게 지속하기는 힘들다.. 물론 그 원인에는 실패했던 과거 경험이나 두려움, 자신감 부족, 기존의 익숙한 패턴을 놓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을 것이다.


개인 심리학의 창시자 아들러 또한 말하지 않았던가. 인간의 행동을 설명할 때 '원인론'에만 집중하면 그 자리에만 머물며 나아가지 못한다고. 그는 목적론을 강조하며 과거의 사건이나 조건이 나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앞으로 어떤 목표를 세우느냐가 나의 행동을 결정한다 말했다.


원인론적 관점에서라면 "나는 나이가 많고 바쁘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없다"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목적론적 관점에서는 "나는 실패에 대한 불안을 피하려는 목적 때문에 나이와 바쁨을 핑계로 삼는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살짝 나태함을 느끼고 있는 요즘, 우연히 이과 쪽 커리어로 당당히 진로 변경을 한 '뼛속까지 문과생'이었던 한 프로그래머의 블로그 글을 보면서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나의 편견과 생각들은 무엇이 있나'을 곰곰이 돌이켜본다. 생각을 바꿔 혹시나 핑곗거리를 만들기 위해 내 삶을 계속 문과적인 요소로만 채우려고 애쓰는 것은 아니었던가? 선뜻 나아가보지 않았던 이과적인 분야를 조금 더 접해보기 위해 평소 궁금했던 코딩 강의를 들어볼까 계획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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