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비 Dec 21. 2019

모든 사람에게 다 잘 보일 필요 없단다.


6년 전 회사 다니던 시절 내가 썼던 글이 '6년 전 오늘'이라면 알림이 왔다. 그 당시 나는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새삼 놀랍다.


착한 사람은 주위에 동료가 많아. 싹수없는 사람은 주위에 동료는 없어. 그런데 싹수없어 보이는 그 사람이 일을 잘한다치자.
회사에선 결국 살아남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그럼 그 동료들이 누구 주위로 몰려드는지 알아? 일할 땐 무조건 착할 필요는 없는 거야. 결국 살아남는 사람이 승자고, 회사에선 그 승자에게 잘 보이려고 줄을 서지.

아홉 번 착하다 한 번 따끔한 소리 하면 씨알도 안 먹히는데 아홉 번 무섭다가 한번 잘해주면 얼마나 먹히는 줄 아니.

마찬가지로 노력 안에 아무런 성과가 없다면..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없어. 뭐든 효율적으로 해야 하고 요령도 필요하고 제일 중요한 건 성과지. 일도, 사랑도, 우정도, 꿈도 내 인생살이도. 아무런 성과가 없다면 과정은 물거품이 되어서 추억팔이나 동정 팔이만 남지. 아! 눈물만 핑 돌아.


나는 어떤 생각으로 회사를 다녔을까. 착할 필요 없다고 속으론 저렇게까지 소리치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또 겉으론 내색하지 않고, 부탁은 다 들어주는 착한 병에 걸려있었다. 속까지 착했다면 병이라고 할 수 없지만, 속으론 화가 나면서도 꾹 참고 티를 내지 않았으니 그건 병이 맞다. 그래서 내가 지켜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렇게 착한 척해서 지금 내 옆에는 누가 남아있는가.


모든 사람을 다 품어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살아남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내 곁엔, 남은 사람은 남고(아직까지도 연락하는 사람은 있, 그건 다행이지만 어쨌든), 떠날 사람은 아무리 동고동락했던 사이이더라도 연락 조차 하기 민망한 사이로 떠나버렸다. 아쉽지만 그게 현실이다. 붙잡고 싶어도 스치는 모든 인연을 붙잡을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나는 그 조직에서 승자가 아니었기 때문.


어린 날의 나에게 한 수 배운다. 그것이 내가 꾸준히 기록하는 이유 중 하나다. 먼 훗날의 혜민아. 오늘의 교훈을 잘 새기렴.


모든 사람에게 다 잘 보일 필요 없단다.

떠날 사람은 어떻게 해도 떠나고 남을 사람은 결국 남게 돼있어. 인생의 순리처럼.



봄비네 인스타그램

봄비네 블로그

봄비네 유튜브

매거진의 이전글 변해버린 너에게 묻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