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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Dec 30. 2019

변해버린 너에게 묻는다.

그때도 나는 시를 썼다. 제목은 '나는 너에게 묻는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들보다
후~불면 날아가버리는 먼지들보다
더 가벼운 건 사람의 마음이구나.
 
내키는 대로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마음과 다르게 의지로는 불가능한 게 있구나.
세상에는 그런 게 존재하네.
 
복잡하게 얽혀버리는 실타래 속에서 나는..

너에게 묻는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수수께끼는 무엇인지 아느냐고. 대답 못할 것 뻔히 알지만

나는.. 너에게 묻는다...
 
내가 바라는 것들이..
여름에 내리는 눈처럼 환상의 젖은 동화 속 이야기는 아니라고.
내가 쫓는 게 진리고 진실이었다고..
그 안엔 진심이 있었으니깐

그게 진리고 진실일 수밖에 없다고.
 
현실에 치인다? 마음에 치인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치인다?


그럼 그 현실은, 그 마음은, 그 어쩔 수 없는 상황은 누 위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이별의 전제는 사랑 후,
사랑의 전제는 이별 전...이라면
그럼 우리들은 무엇을 위해.. 사랑했는지.

 나는 너에게 묻는다.


- 2012년 내가 썼던 시


그 당시 변해버린 누군가를 원망하며 썼던 시다.

어린 나는 영원한 사랑을 믿었다.


한순간에 변해버린 그 사람의 마음을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다.


영원한 사랑이, 한 여름에 내리는 눈처럼

환상에 젖은 기대냐고.


끊임없이 물으며

그렇게 나는 성장해갔다.


그래, 마음은 변할 수 있.

어쩌면 그건 한 사람의 잘못만은 아니다.

돌이켜보니 변한 건 그 사람만이 아니었으니깐.

헤어질 때쯤, 나도 많이 변해있었으니깐.


그렇게 나는 배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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