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명상에서 알아차리기 명상으로

by 사색의 시간

요즘 나를 울컥하게 하는 것은 아동학대관련 기사다. 아이들을 위해 내가 뭔가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인권운동을 꾸준히 해왔다는 C는 이런 말을 했었다.

"좋은 세상에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에 따르는 여러가지를 감수하기가 싫은 것이지."

좋은 세상에 살고 싶은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허공에 대고 중얼거리지만 말고 구체적인 방안을 하나라도 알아봐야겠다.


일년 단위로 삶을 정의하는 나는 2020년이 어떤 해가 될 지 아직 짐작하지 못하겠다는 글을 쓴 적 있다. 이제 알 것 같다. 2020년은 수업을 가장 많이 듣는 해다. 이게 다 코로나로 인한 변화다. '온라인 수업'이 활성화 되다 보니 자연스레 온라인 수업의 세계로 들어왔다.


명상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호흡을 바라보는 위빠사나 명상을 해왔다. 그냥 그게 제일 간단해서, 그것만 해도 잘 되지 않아서, 그것만 했다. 이번에 좋은 선생님을 만나 처음으로 '생각 알아차리기 명상'을 해보고 있다. 생각과 생각을 바라보는 나. 둘을 분리하는 연습을 하는데, '생각을 바라보는 나'에게 여전히 덕지덕지 붙은 생각들이 많다. 계속계속 알아차리고 분리해내야 한다. '생각을 바라보는 나'를 본연의 상태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


본연의 모습이 되면 생각을 바라보는 나는 자유로워지고 환해지고 마음껏 힘을 펼칠 것이다. 그러고 싶어서 열심히 수업을 듣는다. 듣다 보면 본연의 모습과 거리가 먼 나의 모습을 본다. 생각이 많고,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나......아...또 보다보니 우울해지려고 그러는데....그때 선생님이 말했다.

"그런데. 그게 글 소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맞다. 내가 느낀 감정들. 내가 겪은 사건들. 모두 글의 소재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쁜 것이 하나도 없었다. 무엇이든 나를 넓혀주는 고마운 일들이었다. 선생님은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사실은 괜찮다고 말해주는 글을 쓰면 어떨까'라고 말하셨다. 어떤 글을 쓰게 될지 모르겠지만, 결국 그런 주제가 되지 않을까. 나도 어렴풋이 동의했다. 웃음이 났다. 명상 수업이 결국 글쓰기 수업이 된 셈이다.


생각을 알아차리고 끊는다. (생각이라는 녀석은 나를 속속들이 다 알고 있어 교묘하게 요리조리 잘도 피한다) 생각을 끊어 생각으로부터 나를 지킨다. 이게 생각 알아차리기 명상의 요지이다. 생각을 멈추면 어떻게 글을 쓰지? 하는 생각이 나를 찾아온다.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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