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인간의 명상일기 28
명상을 하는데 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나는 듯 했다.
나는 타는 냄새를 맡으면 온몸이 뜨거워지고 진땀이 솟는다.
예전에 새벽에 타는 냄새가 나서 깨어보니
창밖이 온통 불길인 적 있었다.
그때의 신체 반응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다.
그때 앞집에 큰 불이 나서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그 커다란 불길을 겪은 것 만으로도
내게 그 감정이 깊게 남아있나보다.
그래서 오늘도 명상을 하다말고
창을 열어젖히고 냄새를 맡고 어디 불 난데가 없는지 살펴보았다.
이건 무슨 냄새일까.
밥짓는 냄새인가.
다행히 아무일 없었다.
이렇게 내게 깊게 새겨져 있는 감정이 '카르마'구나.
이걸 풀어줘야 하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풀리지 못한 감정은
살아가면서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감정을 되받을지도
내가 결정하는 문제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