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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책장봄먼지 Jan 29. 2024

큰유진이와 작은유진이

<유진과 유진>을 읽고

"앞으로는 더 조심해야지."
"내가 뭘 잘못했다고 조심하래요?"(167)


(약간의 스포 주의)


제목

유진과 유진



저자

이금이

*다른 작품들: '너도 하늘말나리야', '허구의 인생', '알로하, 나의 엄마들', '소희의 방' 외



콘셉트

동명이인의 공유된 비밀 혹은 아픔의 경로 파헤치기



예상 주제

1. 고통스럽더라도 밟고 넘어가야만 하는 아픔은 있다

2. 숨겨 둔 진실은 뼈저리게 드러나기 마련



상 독자

1. 핵심 독자: 뜻하지 않은 고통을 겪은 아동 및 청소년, 아동을 양육 및 교육하는 관계자들

2. 확대 독자: 자기 잘못이 아닌 일로 상처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3. 추천 독자: 아동 문제를 외면해 온 사람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알래스카 한의원, 《너와 나의 세미클론



해시태그

#큰유진 #작은유진 #진실찾기 #아동폭력 #잘못은누가했는데 #작은반항



필사

수정이 강제로 내 손에 소주와 맥주를 섞은 종이컵을 쥐여 주었다.
"싫다는데 왜 이래?"
이 애들은 내 삶이 단 한 번의 실수도 치명적일 수 있는 외줄 타기와 같다는 걸 알까?(52)

치명적인 실수도 사람의 목숨을 단칼에 치지는 않아, 작은유진아.


"경찰서에도 가고 기자들도 왔었다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우...리가 무슨 나쁜 짓이라도 저질렀던 거야?"
작은유진이 목소리가 떨렸다. (...)
그 일은 넘어졌거나 싸운 것처럼 쉽게 잊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72)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자꾸 일어나고 있는 걸까.




독단적 최종 리뷰


'큰유진이'과 '작은유진이'의 이야기. 단순히 이름이 같아서 생기는 에피소드가 아니다. 이 둘 사이엔 장난 같은 운명이 있었다. 그것이 한쪽의 기억으로만 남겨져 있다가 서서히, 마침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시작은 '작은유진'의 고통으로 연결되는데 그 고통은 사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왜 그랬어! 그때 왜 그랬어? 내 잘못도 아닌데 왜 그랬어!" (270쪽)


우연하고도 픈 일이었을 뿐. 그것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소설은 어른의 범죄에 피해를 입고 다시 한번 어른들의 입막음에 2차 피해를 입은 '유진'이 나온다. 진실을 폐기한 쪽과 폐기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 쪽의 결과는 사뭇 다르다. 두 '유진'의 삶이 만나면서 '진실 찾기'의 결과는 그렇게 아프게 드러난다.

어떤 상처에 어떻게 대처할지는 각자몫이고 독자의 판단이나, 미해결된 과제는 무의식 아래서 어둠을 먹고 자랄 수도 있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유진답게' 그리고, 자기답게 자라났어야 할 두 아이의 성장 서사가 가슴을 툭툭 두드리는 소설.  

재미와 깊이와 울림까지 책임지는 소설, 유진과 유진


이금이 작가님 소설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다. (혹, 읽으신다면 '작가의 말'이 남기는 여운은 꼭 가져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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