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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유진이와 작은유진이

<유진과 유진>을 읽고

by 봄책장봄먼지
"앞으로는 더 조심해야지."
"내가 뭘 잘못했다고 조심하래요?"(167)


(약간의 스포 주의)


제목

유진과 유진



저자

이금이

*다른 작품들: '너도 하늘말나리야', '허구의 인생', '알로하, 나의 엄마들', '소희의 방' 외



콘셉트

동명이인의 공유된 비밀 혹은 아픔의 경로 파헤치기



예상 주제

1. 고통스럽더라도 밟고 넘어가야만 하는 아픔은 있다

2. 숨겨 둔 진실은 뼈저리게 드러나기 마련



예상 독자

1. 핵심 독자: 뜻하지 않은 고통을 겪은 아동 및 청소년, 아동을 양육 및 교육하는 관계자들

2. 확대 독자: 자기 잘못이 아닌 일로 상처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3. 추천 독자: 아동 문제를 외면해 온 사람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알래스카 한의원》, 《너와 나의 세미클론



해시태그

#큰유진 #작은유진 #진실찾기 #아동폭력 #잘못은누가했는데 #작은반항



필사

수정이 강제로 내 손에 소주와 맥주를 섞은 종이컵을 쥐여 주었다.
"싫다는데 왜 이래?"
이 애들은 내 삶이 단 한 번의 실수도 치명적일 수 있는 외줄 타기와 같다는 걸 알까?(52)

치명적인 실수도 사람의 목숨을 단칼에 치지는 않아, 작은유진아.


"경찰서에도 가고 기자들도 왔었다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우...리가 무슨 나쁜 짓이라도 저질렀던 거야?"
작은유진이 목소리가 떨렸다. (...)
그 일은 넘어졌거나 싸운 것처럼 쉽게 잊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72)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자꾸 일어나고 있는 걸까.




독단적 최종 리뷰


'큰유진이'과 '작은유진이'의 이야기. 단순히 이름이 같아서 생기는 에피소드가 아니다. 이 둘 사이엔 장난 같은 운명이 있었다. 그것이 한쪽의 기억으로만 남겨져 있다가 서서히, 마침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 시작은 '작은유진'의 고통으로 연결되는데 그 고통은 사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왜 그랬어! 그때 왜 그랬어? 내 잘못도 아닌데 왜 그랬어!" (270쪽)


우연하고도 슬픈 일이었을 뿐. 그것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이 소설은 어른의 범죄에 피해를 입고 다시 한번 어른들의 입막음에 2차 피해를 입은 '유진'이 나온다. 진실을 폐기한 쪽과 폐기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 쪽의 결과는 사뭇 다르다. 두 '유진'의 삶이 만나면서 '진실 찾기'의 결과는 그렇게 아프게 드러난다.

어떤 상처에 어떻게 대처할지는 각자의 몫이고 독자의 판단이나, 미해결된 과제는 무의식 아래서 어둠을 먹고 자랄 수도 있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유진답게' 그리고, 자기답게 자라났어야 할 두 아이의 성장 서사가 가슴을 툭툭 두드리는 소설.

재미와 깊이와 울림까지 책임지는 소설, 《유진과 유진》


이금이 작가님 소설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다. (혹, 읽으신다면 '작가의 말'이 남기는 여운은 꼭 가져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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