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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책장봄먼지 Mar 04. 2024

나들이는 도서관이 제맛!

나만의 프로젝트를 사부작사부작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올해 또 하나의 '북 치고 장구 치고' 프로젝트로, '도서관 나들이'를 시작해 보았다. 백수 시절, 놀이 삼아 이 도서관, 저 도서관을 기웃거리던 버릇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그 버릇을 꺼내 들기로 한 것.


사실 호기롭게 도서관의 문을 두드리려 했지만... 때맞추어 찾아온 꽃샘추위. 아침 기온이 영하 6~7도. 하지만! 놀이터에 가야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법! 이번 '북 치고 장구 치고' 프로젝트는 어느 놀이보다도 내 취향을 저격하는 놀이라서, 놀이판이 벌어지기 전부터 설렘 속에서 의지를 다졌다. 나는 가야만 다!


자, 그럼 지난주에 방문한 도서관을 소개하겠다. 바로, 바로, 바로~~

다산성곽도서관! 솔직히 이런 도서관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 인터넷에 '서울 예쁜 도서관'이라고 검색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옳다구나! 무작정 발걸음을 옮겼다. (서울 6호선 버티고개역 3번 출구에서 15분이 걸린다. 혹은 약수역 8번 출구를 이용해도 된다.) 생각보다 난관이 있었다. 약간 '등반'의 마음을 먹어야만 하는 곳이었다. (자세한 내막은 이 누리집으로 https://www.junggulib.or.kr)


본격적으로 나들이의 포문을 열어 본다.




1. 도서관 이름: 다산성곽도서관(다산 정약용 선생과는 관련 없다고 함.)


2. 소속 지역: 서울시 중구 동호로17길 173


3. 가는 길: 오르막 주의(초행자는 더더욱 주의, 여름과 겨울에는 마음을 먹고 가야 함. 하지만 봄과 가을에는 얼마나 발걸음이 즐거울지 벌써부터 기대됨! 약수역에서 가는 것이 좀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됨.)


4. 근처 먹거리: 버티고개역 3번 출구에서 4~5분 거리에 '엄마손김밥'이라는 분식이 있다.(단지 내 상가, 맛있다, 내돈내산 후기.)



5. 시설 및 운영 시간: 평일 및 주말 9:00~22:00(휴관일: 매주 월요일 법정 공휴일) 아래 그림 참조.


 

6. 분위기

1) 도서관 내부 공간: 건립 취지대로 성곽길을 따라 걷는 듯한 느낌의 책장 배열이었다. 도서관 내에서도 산책하는 느낌을 주었다.


2) 도서관 외부 공간: 옥외는 테라스와 텃밭, 공연장이

아기자기하게 구성되어 있다. 따뜻한 날 다시 와서 동네를 한눈에 내려다보아도 좋을 듯하다. 

성곽마을마당은 도서관 건물은 아니다. 도서관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


7. 특별한 북큐레이션

1) 책들의 귀여운 하소연("사연 있어요~" 콘셉트)

-큐레이션의 주제가 매우 신선했고, 색다른 조합이었다. 역시 큐레이션은 '편집'과 '배치'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숨은 책'들이 자극하는 호기심(내가 누군지 한번 맞혀 봐라~ 콘셉트)

-아무도 모르게 포장지로 꽁꽁 싸맨 책이 눈에 띄었다. 청구 기호가 적혀 있고 어떤 내용인지 약간의 힌트 문장만 있다. 그런데 아까워서 저 포장지를 풀어 볼 수나 있으려나? 누가 빌려 가는 걸까? 전시용일까? 서울시민이 아닌 데다가 이방인인 나는 군침만 삼키다 돌아섰다. (나가려는 차에 발견한 책이라 미처 물어보지를 못했다. 다음에 가면 물어라도 봐야겠다.)



8. 나만의 자리 만들기

책과 만날 때는 특히나 우연한 만남을 좋아한다. 도서관 나들이를 할 때는 필히 '여백'이 있는 책이어야 하고, 현재 내 감정과 결이 맞는 도서여야 한다. 그리고 한두 시간 내 완독할 수 있는 책이면 더할 나위 없다. 그런 책을 발견했다!

완독하고 독후감까지 썼다~



9. 특별한 만남! 새로운 친구도 사귀었다.

귀여워서 혼났다. 이 친구는 책을 보는 대신 식물을 돌보있었다. 다른 한 친구는 나에게 눈길 한 번 안 주그 대신 옆모습만 조~금 보여 다.



10. 아쉬운 점

나 자신에게 아쉽다. 1층에서 즐기느라 다른 층을 가 보지를 않았던 것이다! 3층이 무려 청소년자료실이었는데 1층에서 놀다 시간이 다 흘러 버렸다. 하지만 그런데도 혼자 대만족~! 아, . 엄청 넓은 편은 아니라서 책 볼 공간이 막 넘칠 정도는 아니었다. 그건 살짝 아쉽긴 하다.(1층 한정 이야기임.) 그래도 생각보다 책이 매우 많아서 눈도 마음도 즐거웠다.



11. 소감

90분 동안 한 권의 책을 순삭(순간 삭제)하여 읽었는데 그 시간이 정말 평화로웠다. 내 인생의 모든 잡음과 소음은 사라지고 오로지 책장 넘기는 소리만이 남은 상태. 이런 평온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틀밖에 안 지났는데도 벌써 엉덩이가 들썩인다, 다시 그 시간, 그 공간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서 +_+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사 참고: 한양도성 품은 숲속 도서관, '다산성곽도서관' 가보셨나요? | 서울시 - 내 손안에 서울 (seoul.go.kr))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많으면 두 번 정도(번이면 더 좋다!), 내가 모르는 도시에 가서 '도서관 나들이'를 해 볼 생각이다. 이 '북 치고 장구 치고' 프로젝트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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