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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책장봄먼지 May 13. 2024

지금은 회복실. 

경미하게 내뿜는 콧소리만이 가득한.


드디어 양쪽 눈의 수술이, 지난 7일에 이어, 무사히 모두 끝났다. 다행이다. 이제 곧 진료실로 가서 안압 등을 확인하고 안양 처방도 받아야겠지.


수술 시간은 20분으로 추정. 동공이 확대된다는 안약을 수차례 넣고서야, 

그렇게 눈이 활짝 열리고서야 수술실로 들어섰다. (8시 50분에 오라고 했는데 이것저것 검사하고서 10시가 되어서야 수술에 들어가셨다.)



회복실에는 따뜻한 전기장판이 있다. 아버지는 누워서 등을 지지며 이내 노곤히 잠에 빠지셨다. 새벽 4시에 일어나셨다는 어머니도 마찬가지. 피곤하셨는지, 긴장이 좀 풀리셨는지 잠시 꿈나라를 다녀오셨다. 두 분이 잠시 꿈속에 빠지신 사이,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이 글을 쓴다.


백내장 수술이 아무리 금방 끝나는 수술이라 해도 처음엔 너무 걱정이 되었다. 시신경이 평소 약하신 아버지는 7일, 오른쪽 눈 수술 후 안압이 조금 오르는 바람에 (21에서 24) 안압 전용 안약 '코솝'까지 넣으며 계속해서 추이를 관찰해야 했다. 게다가 오늘 또 한 번 수술을 기다리며 느꼈던 건... 차라리 내가 수술받는 게 낫지, 다른 이의 수술 시간을 기다리는 일은 정말이지, 아무리 총 1시간가량이라 해도, 너무나 길디길고 고되다는 것. 


그래도 잘 마무리된 하루다. 다행이고 다행이다. 다만 내가 긴밀하게 모셨어야 하는데 내가 아직 운전을 못 하다 보니... 병원에 갈 때는, 그래서 택시를 탔다. 다행히도 집에 돌아올 때는 동생에게 부탁하여 차로 모시고 왔다. 동생이라도 멀쩡한 드라이버라 그것 또한 다행이고 감사하다. 



긴 검사 시간, 그리고 깊은 감사. 

부모님 모두 건강하시니, 이보다 더 큰 축복이 어디 있으랴?

곁에 항상 계셔 주시니 그 감사함을 매번 잊지만, 다시 한번 감사해 보는 월요일이다.




<에필로그>
나: 오, 맛있는 김치 냄새! 저녁에 김치 부침개 하시려고? 맛있겠다!
엄마: 어. 땡땡이(동생)가 오가며 운전하느라 수고했으니까 수고비 좀 주려고. 내일 땡땡이 줄 거야.
나: 아하, 그렇구먼. (그, 근데 ...엄..마? 나..는?)

-수술 3일 전부터, 수술 당일, 그리고 그다음 날도.. 정해진 시간마다 열심히 아부지 눈에 안약 넣고 새벽같이 '맨몸'으로 모시고 다니고, 의사 쌤 메시지 열심히 받아 적고, 수업도 조정하고.. 개인적인 일을 하는 시간 대신 병원에 가는 시간이 너무나도 당연했던 나.
그, 그래... 내 수고비는 내가 주는 걸로..아하핳... 하긴,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으니 나는 이미 수고비를 매일매일 받고 있는 거겠지?!!

그래, 다시 한번 감사해 보는 월요일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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