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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의 의인화
by
봄책장봄먼지
Jun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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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의 의인화.
당연히
내 이야기는 아니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나, 혹은
우리
였을 수도 있는 이야기.
친구들과 대학 시절로
시간 여행을 하기로 한 날.
만나고 보니
둘은 청바지 차림, 한 명은 긴치마.
-학생회관은 그대로네?
-어머
.
여기에 새 건물이 생겼어!
-대박. 에스컬레이터가 다 생겼구나.
우리도 학생식당에서 먹어 보자. 근데 우리도 먹을 수 있나? 막 가로막는 거 아냐?
진짜
학생들만
먹을 수 있으려나?
삭제된 기억을 복원하는 시간.
-우린 그때 왜 그렇게 공부를 안 했을까
.
도서관에 파묻혔던 기억이 없오.
-근데 우리 학교는 좁네. 그래서 우리가 생각의 폭이 좀 좁았던 걸까.
-사범대 가 보자!
서로 자기의 할 말을 각자의 이십 대에게 쏟아낸다.
-근데 학교에 왜 이리 학생들이 없어?
알고 보니
우
리가 방문한 딱 그날이 방학 시작.
그들을 대신하여 우리가 학교를 누빈다. 잠시 우리도 그 시절 그 스물이 되어 왁자지껄
.
-(두리번거리는 우리를 보고) 대학생...이세요?
-아니요. 졸업생이에요. 교직원이세요?
-저흰 봉사자예요.
-학생..이.. 아니신 것 같기는 한데..
-저희 땡땡 학번이에요.
-눼? 정말요?
동안 소리를 들은 내 친구.
(아마 '오늘 학교 오길 잘했다'라고 생각하지 않을까?ㅎ) 그 친구가
긴치마를
입고 온 다른 친구를 돌아다보며
이리 얘기한다.
-
그러게 친구야, 너도 청바지를 입었어야지.
삭제된 기억을 복원하는 시간.
사실 복원하지 않아도 좋다. 거디 그대로 있어도.
지금도 청바지는 늘 입지만 우린 그 시절의 그 '풋풋'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의 청바지는 각자의 옷장에 풋풋하게 걸려 있을 예정.
가끔 '풋풋한 청바지'를 다시 입고 싶은 날이면, 다시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 봐야지.
"한 번 더 학생식당 도톰 돈가스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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