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책장봄먼지 Jun 21. 2024

풋풋의 의인화

풋풋의 의인화.


당연히 내 이야기는 아니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나, 혹은 우리였을 수도 있는 이야기. 친구들과 대학 시절로 시간 여행을 하기로 한 날. 만나고 보니 둘은 청바지 차림, 한 명은 긴치마.



-학생회관은 그대로네?

-어. 여기에 새 건물이 생겼어!

-대박. 에스컬레이터가 생겼구나.


우리도 학생식당에서 먹어 보자. 근데 우리도 먹을 수 있나? 막 가로막는 거 아냐?진짜 학생들만 먹을 수 있으려나?



삭제된 기억을 복원하는 시간. 



-우린 그때 왜 렇게 공부를 안 했을까. 도서관에 파묻혔던 기억이 없오.

-근데 우리 학교는 좁네. 그래서 우리가 생각의 폭이 좀 좁았던 걸까.

-사범대 가 보자!

서로 자기의 할 말을 각자의 이십 대에게 쏟아낸다.



-근데 학교에 왜 이리 학생들이 없어?

알고 보니 리가 방문한 딱 그날이 방학 시작.

그들을 대신하여 우리가 학교를 누빈다. 잠시 우리도 그 시절 그 스물이 되어 자지껄.



-(두리번거리는 우리를 보고) 대학생...이세요?

-아니요. 졸업생이에요. 교직원이세요?

-저흰 봉사자예요.

-학생..이.. 아니신 것 같기는 한데..

-저희 땡땡 학번이에요.

-눼? 정말요?


동안 소리를 들은 내 친구. (아마 '오늘 학교 오길 잘했다'라고 생각하지 않을까?ㅎ) 그 친구가 긴치마를 입고 온 다른 친구돌아다보며 이리 얘기한다.

-그러게 친구야, 너도 청바지를 입었어야지.



삭제된 기억을 복원하는 시간.

사실 복원하지 않아도 좋다. 거디 그대로 있어도.



지금도 청바지는 입지만 우린 그 시절의 그 '풋풋'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의 청바지는 각자의 옷장에 풋풋하게 려 있을 예정.


가끔 '풋풋한 청바지'다시 입고 싶은 날이면, 다시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 봐야지.


"한 번 더 학생식당 도톰 돈가스 콜?"



작가의 이전글 우유와 단호박 사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