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녹인다. 발가락이 꼼질꼼질.
배경음악은 최애 플레이리스트.
수업을 앞두고 있지만 긴장을 잠시 접는다. 유자민트 티가 나를 조금 다른 공기로 이끈다. 춥고도 따듯한 하루의 시작이다. (직장에서 15분 거리까지 굳이 걸어와 따뜻함을 파헤친다. 문을 연 곳이 이곳뿐이다.)
평소보다 이른 출발. 며칠 간의 눈 폭탄이 나를 부지런한 K-직장인으로 만든다. 아침엔 마을버스를 타려다가 몸개그. 넘어질 듯 미끄러질 듯 아슬아슬 춤을 추다 보니 어느새 마을버스 계단 위를 오르고 있었다.
겨울이 추운 건 당연한데 그 당연하고 마땅한 사실을 종종 잊는다.
아, 겨울 너 거기 있구나.
그래도 밤사이 얼어붙은 도로,
거기서 아무도 다치지 않기를,
나와 같은 '빙판 몸개그'도 건너뛰고
무사히 자신의 직장으로, 자신의 집으로, 자신의 마음으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따뜻이 뛰어들 수 있기를..
겨울 아침, 나의 글로 누군가의 마음이 조금쯤 녹아내렸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