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아침마다 MBC-FM <오늘 아침 정지영입니다>를 듣는다.
정지영 아나운서의 차분하고 잔잔한, 웃음 머금은 목소리가 참 좋다.
그런데 유튜브에서 정지영 아나운서의 옛날 방송 오프닝 모음을 듣게 되었는데
지금보다 훨씬 여리고 가늘고 조금은 느릿한 목소리,
분명히 너무나 좋은 목소리인데도,
내가 지금 이 방송을 듣는다면 고정으로 들을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
다양한 음악을 듣지만 가장 오랜 시간 좋아해 온 뮤지션은 윤종신이다.
지금의 윤종신은 예능인 이미지가 너무 강해졌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노래하지만
데뷔 무렵의 윤종신은 빼어난 미성의 소유자였다.
윤종신의 목소리가 변해가도 여전히 그의 음악을 따라서 좋아해왔지만
데뷔 때부터 이 목소리였으면 이만큼 좋아하지는 않았을 수 있겠다는 생각.
하지만 내가 20대 때 20대의 정지영 목소리를 들었다면 좋아했을 것도 같고,
40대가 되어 허스키한 윤종신 노래를 처음 들었다 해도 확 꽂혔을지 모를 일이다.
그 시간 그 나이에 맞는 취향이라는 게 있는 것일까.
내 나이라는 시간을 타고,
내 목소리도 그렇게 변하고 있을까.
- 22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