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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바람 Apr 28. 2022

2021년 리뷰 (뒤늦은)

4월이나 되어서 리뷰하다니

핸드폰에 저장된 2021년 리뷰를 브런치도 옮겨놓기로 했다 - 혹시나 내가 발견한 것들이 누군가에게 좋은 추천이 될지도 몰라서.


올해의 책들

올해 봤던 웹툰

올해 발견한 노래들

올해 발견한 플레이리스트 유튜버

올해 외운 피아노 음악

올해 많이 했던 것/발견한 아티스트, 화제의 인물

올해 발견한 시

올해 재밌게 본 다큐

올해 발견한 케이팝 안무

올해 발견한 배우

올해 재밌게 본 드라마

올해 최고의 구매

새로 생긴 사치

올해 했던 운동

올해의 여행

그리웠던 것

올해의 결정

올해의 후회



올해의 책들:

(여기 나열된 책말고 읽었던 책들이 있었지만 그건 나의 아이폰에 남기기로 했다. 사실 밑에 나열된 책들도 스스로 별점을 매겼었는데, 여기 언급되지 않은 책들은 내가 실망스럽다고 평가를 했기 때문에 이렇게 오픈된 플랫폼에서는 나누지 않는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읽은 책 (혹은 만확책)/책장에서 꺼내 읽은 책:

1. 여중생A - 허5파6 

따뜻함은 아무도 관심가져 주지 않는 나의 내면을 봐주는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되는게 아닐까.


2. 월든 - Henry David Thoreau

월든살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 생활했냐 보다 월든으로 가기로 했던 결정.


3. 우리가 술을 마시며 쓴 글 2016 - 책바 손님들

매년 가장 좋아하던 부분을 다시 읽게 된다. 걸리는 시간은 1분도 되지 않고, 이미 아는 내용이지만, 다시 읽어도 참 좋은 글들.


4. Norwegian Wood - 무라카미 하루키

우리는 모두 멀리서 볼때는 평범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특별한 존재.


5. 성경책

드디어 다 읽었다. 믿음이 더 좋아진 건 아니지만 내가 믿는게 내가 알고 있는 범위와 일치한지 확인했다.


구매해서 읽은 책:

1. 밤에 일하고 낮에 쉽니다 - 정인성

내가 남자로 태어나 한국에 계속 있었다면 이 사람의 삶을 살고 있지 않았을까.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


2. 머물러 있는 청춘 - 정인성

밤일낮쉽 이랑 겹치는 글들이 많아서 아쉬웠지만 (정확히 말하면, 머물러 있는 청춘이 먼저지만) 좋은 글과 책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


3. Cyrano de Bergerac - Edmond Rostand

우리는 그 사람의 외모가 주는 환상을 사랑하는 것일까,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일까.


4. 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 - Oscar Wilde

시라노 백작과 비슷한 내용, 하지만 오스카와일드의 천재적인 스타일로 써져있다. 글은 유쾌하고 재밌지만 그 사이의 상황들은 당황스럽고 전체적으로 우리 사회의 정곡을 찌르는 책이다. 그 사람을 그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의 안에있는 것인데, 어떻게 그 사람의 겉에 있는 것들 (전혀 그 사람과 상관 없을만한 것들)이 우리의 시선을 가로막게 되는지.


리디셀렉트 (리디셀렉트는 한국에서 트렌드를 타는 책들을 미국에서 읽을 수 있어서 좋다):

1. 보통의 언어들 - 김이나

예전에 북카페에서 김이나가 처음 출판한 책도 읽었었는데 (작사에 관한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보통의 언어들이 조금 더 잘 다듬어진 책이라 느껴졌다. 같은 종족 (INFJ)라 그런지 나도 단어 하나하나에 얽힌 감정을 조금 더 세밀하게 알고 쓰려고 하는 편인데, 그런 의미에서 여러가지 단어와 표현들이 “한국어를 쓰는 인간”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하는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2.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 신미경

전혀 모르는 사람의 취향에 대한 이런 저런 스토리를 처음 부터 끝까지 끊기지 않고 후루룩 읽었다. 미니멀리즘에 베이스를 두면서 어느 정도 자유로움이 있는 삶이 내가 추구하는 바와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난 이걸 좋아한다”에서 끝나지 않고, 왜 그것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좋아했더니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잘 쓰여진 글은 언제나 흥미롭다.


3. 디앤서 - 뉴욕주민

펀드 쪽 사람들의 생활을 세밀하게 볼 수 있었던 책. 몇몇 부분에서 마인드가 멋있었고 개인적으로는 “투자”라는 개념과 원칙을 잡아주는데는 뉴욕주민의 다른 책 <진짜 미국 주식 투자> 보다 더 도움이 되었다.


4. 니가 뭔데 아니 내가 뭔데 - 후지타 사유리

간단하고 짧게 나누어진 글들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생각을 확실히 전달한다. 책 초반에 사유리 어머니가 “사유리는 공부를 못하지만 글을 멋있게 쓰잖아” 라고 칭찬하셨다고 나와있는게 이해가 될 만큼, 글의 배치나 흐름과 리듬이 좋고 제일 중요하게 담고자 하는 생각, 그 substance자체도 좋았다. 특히나 신발장에 대한 글은 내가 항상 생각하는 것을 정말 잘 표현한 글이였다.


5. 괴테 시집

괴테의 여러가지 작품에서 나온 시를 한 책으로 묶었던 책이다. 적적한 느낌이 일관되게 지속되는데 마지막에 감정을 끝까지 몰아치는 표현들이 인상적이였다. 독일어에서 한국어로 아름답게 옮기신 송역택님의 버전을 읽게 되에서 다행이였다. 


“아, 제우스여, 저는 왜 덧없는 것일까요”

라고 아름다움이 물었다.

신은 대답했다.

“덧 없는 것만 아름답게 했거든.”  - 저는 왜 (Warum bin ich vergänglich)


송영택님이 끝에 쓰신 말도 굉장히 인상 깊었다:

“괴테의 시를 처음 대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당시 김소월의 <가는 길> <진달래 꽃>에 심취해 있던 문학 소년에게는 좀 서름한 것이었는데, 근 70년이 지나서 그의 시집을 우리말로 옮겼으니 감개가 무량하다. 


하이네, 릴케, 헤세 등의 시집은 지난날에 이미 번역했지만, 괴테를 빠뜨리고 온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이번에 나이 여든이 넘어서 묵은 숙제를 해결 했으니 가슴이 후련하기 그지없다.”


한국에서 읽었던 책:

1. 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허지웅 글 잘쓴다.


2. 컬러의 힘 - 캐런 할러

컬러를 “공부”해보고 싶게 만든 책. 


3.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 송은정

책방에 대한 로망이 있는 사람으로서, 책방을 운영하는데의 현실적인 부분을 보여주었던 책.


4. 2인조: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다 - 이석원

이석원 글 잘쓴다.


5. Beams At Home 2 - 라의눈

Remodelista이후로 정말 살 가치가 있는 인테리어 책을 만났다. Remodelista는 꿀팁으로 가득 찬 책이었다면, Beams at Home은 인테리어란 무엇인가? 라는데에서 결국 “나의 취향”과 “나의 생활”을 담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는 걸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얘기하고 있는 책.


6. 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 - 히사이시조

예전에 양방언이 쓴 책을 읽었었는데, 확실히 작곡가들은 글도 잘 쓰는 것 같다. 중간에 한국인들이랑 작업할 때 느끼는 점에 대해 썼던 부분이 자주 생각이 난다.



올해 봤던 웹툰:

1. 당신의 과녁. 추천.

2. 파이게임

3. 이번 생도 잘 부탁해

4. 갓물주

5. 걸어서 30분

6. 검은인간 (또 한번 봤다. 매년 한번씩 다시 보는 듯).



올해 발견한 노래들:

1. 신인류 - 한 여름의 방정식

뉴저지에서 살던 아파트에서 늦은 봄 이나 이른 여름 쯤, 아주 살짝 습도가 느껴지는 아침 7시에 이 노래가 흘러나오는 이어폰을 끼고 강가를 걸으면 그렇게 완벽할 수가 없다.


2. 3108 - 하현상

한 여름의 방정식은 아침에 들을때 완벽하다면, 3108은 노을이 지기 바로 전 쯤 들으며 걸을 때 완벽하다.


3. Strawberries and Cigarettes - Troye Sivan

한국에서도 유명하고... 뭐 2021년을 장악했던 노래. 가사도 예술, 가사와 어우러지는 멜로디와 편곡 다 예술.


4. 바라봐줘요 - 죠지

2021년에 많은 노래들을 발견했지만 나를 가장 설레게 했던 노래는 이게 아닌가 싶다. 이것도 취향 저격.


5. 왠지 그러면 안될 것 같아 - 윤종신/미유

월간 윤종신에서 나온 보물. 뮤직비디오도 심지어 너무 예쁘다. 가사도 그렇고 다 아련한데 시티팝으로 녹여내서 그런지 절절하게 아프다기 보다 미묘하게 아프다. 가을에 들으면 딱인 노래.


6. 말 되지 않을 건 없잖아 - 데이브레이크/윤상/김이나

2021년 나의 최고의 힐링 예능은 김이나와 카카오톡이 만든 인터뷰 포맷 '톡이나할까'였다. 거기서 나온 걸작. 김이나가 주문한데로 윤상의 가을 감정을 담은 트랙과 멜로디, 김이나가 트랙과 악기와 어울릴 보컬을 고려해서 매끈하게 쓴 가사와 데이브레이크의 보컬 이원석의 해석이 다 딱딱 맞춤 정장을 제작하는 듯한 느낌.


7. Alone - 크러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새해 첫날을 보낸 뒤 아직 많이 추운 1월에 듣기에 완벽한 곡. 겨울에는 이 곡만 주구창창 듣게 된다. 추운 아파트에 히터 키고 이 곡 들으면서 설거지 하면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다. 심지어 이 노래보다 겨울냄새 500% 나는 노래가 궁금하다면 동방신기 I Wanna Hold You를 추천.


8. No Question - 매드클라운/스텔라 장

김이나의 밤편지를 다시 듣다 발견한 곡. 더 이상 그 사람의 일상에 대한 궁금한 점이 없어질 때 더 이상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라는 가사가 인상깊었다.


9. From Home Rearranged Ver - NCT U

동방신기 Tonight이랑 소름끼치도록 같은 편곡/arrangements이다. 아무리 찾아봐도 누가 편곡했는지 모르겠는데, 똑같은 사람일게 분명하다. 동방신기 Tonight도 명곡 중 명곡인데 From Home을 듣고 사실 이 세상의 모든 노래를 이렇게 Tonight 버전으로 rearrange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이것도 겨울에 듣는게 최고.


10. 위켄드 - 태연

역시 에스엠. 에스엠 곡들은 수록곡도 다 완성도가 높은데 (이건 SES 때부터 계속 되었던... 유영진과 켄지의 족보가 내려온다면 퀄리티는 항상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켄드도 마찬가지. 밀레니얼들이 주말을 향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는지 잘 보여주는 곡이 아닐까. 



11. 낙하 - 악뮤

악뮤가 악뮤하는데, 그 뜻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악뮤는 또 매번 진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악뮤가 악뮤"했다라는 것은 우리가 기대하는 악뮤를 악뮤가 또 보여줬다 라고 말을하는게 아니라, "악뮤가 우리의 기대를 또 한번 넘어 뛰었다" 혹은 "예상을 빗나가고, 상상하던 것을 완전히 뒤엎었다"가 되기도 한다.


12. Moon - 종현

종현을 아티스트로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되었을 때야 깨달았다,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는지. 사실 나는 종현의 능력치를 잘 알고 있긴 했었지만 (이하이의 한숨을 작사했다던지, 샤이니 1집의 줄리엣, 4집의 View를 작사했다던지) 사실 Moon을 듣고 더더욱 종현의 죽음이 슬펐다. 이 노래는 뭐랄까 - 에스엠 틱하게 굉장히 야릇하다. f(x)와 샤이니 노래들이 몽환적인, 마치 우리는 새로운 4차원의 세계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들을 내는데 (이 그룹들의 수록곡들을 듣고 트랙 자체를 들어보면 신디사이저 부터 쓰는 악기가 완전히 다르다) Moon또한 그런 신기한 시공간에 들어가는 느낌이 들면서 가사가 야한데도 종현의 보컬이 워낙 세련되다 보니 절대 야한 노래로 끝나는게 아니라 음악성 높고 모던한 곡으로 완성이 된다. 비슷한 류의 야하고 야릇한 노래 (그리고 미국에서는 아주 대박을 쳤던)는 Zayn - Pillowtalk로 모르는 사람들은 한번 들어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야하지는 않지만 몽환적인 느낌으로는 빠질 수 없는 Millic의 You (feat. Ta-ku) 도 추천한다 (내가 마약을 해보진 못했지만 만약 마약을 한다면 이 노래를 듣는 기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 Millic의 이 앨범 전체가 다 몽환적인 느낌을 품고있으니 이런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다 듣는 걸 추천). 그리고 몽환적인 느낌과 상상력의 조합이 내 기준 최고인 f(x)의 Beautiful Stranger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 엠버의 랩은 사알짝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은근히 이젠 그 부분이 없으면 좀 허전하다. "깊은 침묵 속에 담겨진" 그 부분은 K-Pop음악 중 가장 높은 희열을 주는 부분 중 하나라고 혼자 생각하고 다닌다).



올해 발견한 플레이리스트 유튜버 (올해는 가사가 없는 노래를 많이 들었나보다):

1. Bytheway

2. All is well

3. Sea Pearl

4. Ultravclet

5. (Leeplay는 올해도 꾸준히 들었다.)



올해 외운 피아노 음악:

1. 예수 사랑하심은 (연 혁 편곡)

2. Lake Louis II (유키 구라모토)

3. Jazzy Jingle Bells (Jacob Koller)



올해 많이 했던 것/발견한 아티스트, 화제의 인물:

1. 일하며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에, 김이나의 밤편지 다시 듣기.

2. 브런치 작가가 되어서 글을 썼다.

3. LOUD 오디션 프로그램 정말 재밌게 봤다 (싸이와 박진영의 입담, 그리고 참가자들이 어마어마 했는데도 뜨지 못한 프로그램이라 아쉽다).

4. LOUD를 통해 은휘, 다니엘 지칼, 고키의 팬이 되었다.

5. 김이나의 톡이나 할까를 다 봤다.

6. 스우파, 쇼미더 머니를 재밌게 봤다. 립제이, 모니카, 아이반의 팬이 되었다. 비오, 안병웅, 신스.

7. 쉴 때면 영화 한편을 쭉 끝내는 편인데, 어떻게 올해는 마음에 쏙 드는 영화는 발견하지 못했다.

8. 10cm와 적재 플레이리스트는 2019년 말부터 그냥 계--속 듣는듯.

9. 뉴포트 Bwe Kafe에서 부터 시작되어서 Hoboken까지 쭉 이어지는 산책로를 노을이 질때 최대한 많이 걸으려 했다. 적어도 걸으며 핑크빛 노을을 30번 이상은 본 것 같으니 만족.

10. 성경책을 다 읽었다. 그리고 다른 책들도 많이 읽었다.

11. (나중에 공개할 수 있을 때 공개 하겠지만, 취미로 시작했다가 어느덧 일상의 한 부분이 된 것도 있다).



올해 발견한 시:

Let Me Teach You How to Dance - Evan McGregor



올해 재밌게 본 다큐:

1. The Pharmacist

2. The College Admissions Scandal

넷플릭스에 있는 다큐는 안본게 없을 정도다.



올해 발견한 케이팝 안무:

1. 알콜프리 - 트와이스

2. 소리꾼/신메뉴/Easy - 스트레이 키즈

3. 덤덤 - 전소미



올해 발견한 배우:

1. 로운



올해 재밌게 본 드라마:

1. 겟마을 챠챠챠

2. 연모

3. 유미의 세포들

4. 무브투헤븐

5. Medici

6. 스토브리그

7.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2020년에는? 스타트업, 이태원클라스



올해 최고의 구매:

1. 키보드 ($1300)

2. 소파 ($600)

3. 조그만 Bose Speaker ($120)

4. 책장 ($250)


2020년의 최고의 구매는 Dyson Airwrap ($650)이었다.



새로 생긴 사치:

모자 모으기



올해 했던 운동:

1. 테니스 - 포핸드, 백핸드, 서브, 스매싱을 배웠다

2. 안무를 배웠다 - I Like Me Better, Baby Baby, Yonce



올해의 여행:

1. Cooperstown with 동행

2. 한국에서의 두달 (엄마아빠와 수원에서 갔더 곳들, 그리고 제부도)



그리웠던 컨텐츠:

1. The Office, Parks and Recreation, The Good Place 그냥 진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미국 시리즈

2. Matthias Schoenaerts 같은 배우

3. Moneyball, Troy, 고지전, Imitation Game 같은 - 대사도, 플롯도, 연출도 모두 완벽한 영화들

4. Linsanity, The Short Game 같은 다큐



올해의 결정:

1. 샌프란 시스코로 이사가기로 결심했고, 행동으로 옮겼다.

2. 다른 로펌으로 이직하기로 결심했고, 행동으로 옮겼다.

3. 뉴욕을 떠나기 전에 다시 한 번 순장하며 섬기고 떠나기로 했고, 그 덕에 좋은 인연들을 만들었다.

4. 한국에서 사랑니를 뺐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 결정이라기 보다 치과의사 선생님이 대충 내 이빨을 클리닝 하시다 "이건 빼는게 좋겠네" 하고 바로 마취하시고 쏙 빼셨다). 

5. 한국에서 다양한 건강 검진을 했고, 수술을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상황들을 발견. 수술을 안하기로 결정 했다.

6. 엄마아빠가 뉴욕 왔을 때 돈 펑펑 써서 대접해드리기로 한 것. 돌이켜 보면 엄마아빠한테 잘 해줬던 순간들이 가장 뿌듯한 기억을 남기는 것 같다. 2019년에 Le Bernardin에서 엄마아빠랑 같이 테이스팅 메뉴 먹었던 것, 그리고 2021년에는 New Year's Eve를 코스로 먹었던게 기억에 남는다. 와인페어링과 같이 시키니 아빠가 좋아하셨고, 덕분에 엄마랑 연애 했었던 시절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올해의 후회:

1. 건강 잘 챙기지 못한 것. 이건 2022년에도 계속 되는 고민이다. 감기도 쉽게 걸리지 않고 체력만큼은 타고 났다고 생각하는데 허리가 아작났다. "지속되는 통증"의 무서움을 깨달았다. 허리 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턱에 나는 호르몬성 여드름은 올해까지 계속 되고 있다. 발은 무지외반증이라 조금만 오래걸어도 통증이 있다. 그래서 또 오래 못걸으니, 체력은 계속 나빠지고, 체력이 나빠지는 발은 계속 붓는 절망적인 싸이클에 걸려있다. 진짜 총체적 난국이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은 우리가 인체에 할 수 있는 최악의 것들 중 하나다. 정말루.


2. 여행 많이 가지 못한 것. 사실 한국에 8월말에 들어가기 전까진 거의 모든 주말을 성경책 읽는데 보냈기 때문에 여행 갈 생각을 별로 하지 못했는데, 한 곳에 계속 있으니 살짝 답답했던 기간들이 있었다. 잠깐 잠깐이라도 여행을 갔었어야 했다.


이런 결정들과 후회들이 2022년에 어떻게 수면위로 고개를 들고 뻗어나갈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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