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기 - 위로
오늘도 어제와 같은 찬 바람이 불었다. 두꺼운 외투를 부여잡고 걸음을 재촉하니 하루가 지나갔다. 어제 너의 웃는 모습을 보며 나는 몰랐었다. 많이 힘들었구나. 하루를 마무리 지으며 듣는 작은 위로에 눈물을 흘리던 네 모습에서 나도 울컥했다. 웃는 게 웃는 것이 아니었구나.
어떤 위로조차 되지 못하는 밤, 난 너의 뒤에 서서 그저 바라만 본다. 오늘 하루 힘내라고 한 마디라도 건네줄 걸, 네가 울고 나서야 든 생각에 너무 미안했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며 속으로는 한없이 작아진 네 모습을 숨기느라 얼마나 고단했을까.
많이 힘들었으리라. 움츠려 든 어깨에는 상처들만 앉아있구나. 시린 바람은 우리 피부만 스쳐가는 게 아니었다. 뜨거웠던 우리의 젊은 마음가짐도 시나브로 식어있었다. 그래도 넌 나에게만큼은 환한 웃음을 보여주려 안간힘을 썼다. 아무것도 몰라 미안하다.
모든 걸 혼자 지지 않아도 된다. 떨어지는 눈물을 바라보며 나의 차가워진 손으로 너의 꽁꽁 언 손을 잡는다. 힘냈으면 좋겠다. 언젠가 오늘의 일을 웃으며 말할 날이 오길 바란다. 그리고 곁에 머물, 변치 않을 사람이 네 옆에 있을 거란 걸 알아주길 바라며.
오늘은 좋은 꿈을 꾸길, 오늘도 널 위해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