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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구마깡 Jan 28. 2019

궁상 떨기

미드나잇 램프 - 요즘 내가

https://youtu.be/1VRiv-MEGsI

겁이 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이 약해져 간다. 바닥까지 내려간 내 자존감은 쉬이 보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정말 힘든데, 사람들 앞에선 내색하지 못해 마냥 웃고만 있는다.


잘할 거라며 나를 토닥여본다. 마음은 힘든데 털어놓기엔 내가 허락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이 못 미더운 게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의 시간을 빼앗는 걸까 봐, 내 고민에는 별로 관심이 없을까 봐 계속 속앓이만 하고 있는다. 투정으로 보이기엔 나의 알량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으니까.


아무리 화창한 날에도 나무 밑에는 그림자가 져있다. 친구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웃음 지어도 누군가 나를 혼내는 것처럼 '이럴 기분이 아닌데.' 하며 마음 한편이 불편해진다. 나는 다시 어두운 방구석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리곤 늘 그랬듯 웃는 연기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어도 그저 망설여진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고 지금 와서 시작하자니 결단이 서지 않는다. 모든 일이 그렇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생각은 더 심해질 것을 안다. 늦었을 땐 진짜 늦은 거다.


생각이 생각을 문다.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는 위로는 허공에 흩어진다. 술김에 친구에게 연락을 한다. 내 푸념이 목까지 차오르다 이내 가라앉는다. 또, 또 속으로 삼켜낸다.


노래를 듣는다. 내 심정과 비슷한 노래를 발견할 때면 마음이 울컥한다. 궁상맞게 노래 한 곡 들으면서 가슴을 쓸어내린다. 지지리 궁상이라며 자조적인 웃음을 내뱉곤 오늘도 별 수 없이 결국 지쳐버린다. 


그래도, 노래라도 들으니 속은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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