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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암 Oct 10. 2018

#01_움직인다면 젊음은 짧지 않다

치유(治癒), 스스로 회복하는 움직임의 소중함

나이를 가늠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 사람의 외모를 관찰하는 것이다. 특히 머리색과 피부결은 동안과 노안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된다. 또 다른 방법은 신체의 수행능력이다. 일반적으로 노화가 오면 관절과 근육이 뻣뻣해져 행동이 느려진다. 근력 감소로 관절 안정성이 떨어져 불안한 신체상태를 보이기도 한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세포 재생은 더뎌진다. 그래서 주름이 생기고 머리가 하얘지는 것을 거스를 수 없다.

 


나이가 들면서 움직임에 많은 제약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화가 움직임 제약과 명백하게 비례한다고 말할 순 없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이러한 삶(행동이 느려지는 움직임 문제)을 경험하기 때문에 부정할 순 없지만, 확신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유연성과 좋은 움직임을 가지고 있는 기인들을 간혹 매체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특별하고 특이한 시선으로 그들을 보지만 마법사나 초능력자로 생각하진 않는다. 대부분은 "저 사람은 정말 많은 수련을 했겠구나!"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기인들은 평생에 걸쳐 많은 노력을 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 세계적인 요가 스승 아헹가(B.K.S. Iyengar); 96세까지 장수하며 70년 넘게 요가를 지도했다. >



"노화 = 퇴행?"


소마틱스 영역의 창시자 토마스 한나는 그의 책 '소마틱스(somatics)'에서 "노화에서 경직은 부정할 수 없지만 퇴행이 된다는 것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퇴행은 노인에게 발생하지만 30대의 젊은 사람들도 많이 발생하며 최근엔 10대 청소년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결국 노화와 퇴행이 항상 같이 발생한다는 것은 진리가 아니다. 노화가 없는 상태에서도 퇴행은 일어날 수 있으며 젊은 사람들도 퇴행으로 인한 통증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직(spasticity): 근육과 관절이 굳는 것

퇴행(degeneration): 본연의 기능을 잃고 쇠퇴하는 것


인간은 유연한 몸을 가지고 태어나 유년기에 다양한 움직임을 습득하며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의 경제활동은 신체활동을 감소시키고 그로 인해 어릴 때 배웠던 움직임도 잃어버리게 한다. 역설적이게도 인류의 고도성장은 이러한 움직임을 잃어버리기에 좋은 환경이 되었다. 몸으로 경제 활동하던 수렵 사회 사람처럼 생활할 순 없지만 우리는 몸의 기능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자주 그리고 잘 움직여야 한다. 젊은 나이에 좋은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나이가 든 상태에서 좋은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꾸준한 노력을 통한 움직임 수련은 노인이 되어서도 좋은 신체능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수렵 사회(좌)와 현대 사회(우)의 경제활동



"질 좋은 움직임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중요”


축구선수처럼 오래 뛸 수 있는 심폐지구력과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스피드, 민첩성 같은 기능 체력은 나이가 듦에 따라 감소하지만 축구공을 잘 차고 운동장을 뛸 수 있는 있는 기본적인 관절 가동범위와 안정성은 유지할 수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인생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질병을 유발하기도 하고 신체에 경직을 만들기도 한다. 경직은 나이가 들면서 많아지지만 꾸준히 움직인다면 좋은 신체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움직임 연구기업인 FMS(functional movement system)에서 7가지 움직임 검사를 진행할 때 나이에 대한 기준은 평가에서 제외하고 있다.


제한된 움직임이 노화의 산물이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우리의 인생은 힘들어진다. 건강한 신체가 건강한 정신을 만들듯 건강하지 못한 신체는 정신을 피폐하게 한다. 우리는 식물과 달리 움직일 수 있는 신체를 가졌다. 이러한 신체는 앉아서 컴퓨터를 하거나 농사를 짓기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다. 신체의 본질은 다양한 움직임을 하며 인생을 활발하게 살아가도록 경험하는 것이다. 활발하고 좋은 움직임을 지속한다면 노화라는 틀 안에서 퇴행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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