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어디로 가?
부엌 전등이 깜빡인다.
깜 빡 깜 빡
명암이
80에서
20으로
깜 빡 깜 빡
집 주인에게
연락을 늦추자
냉장고를 부쉈거든
깜 빡 깜 빡
세게 감았다
도로 뜨는
그의 눈처럼
끔뻑이는
전등 아래
프란체스코
안드레아의
"프라이드"를
들으면서
김승일의
<에듀케이션>을
읽자
깜 빡 깜 빡
따다다단 따다다단 따다다 딴 따
그저 엄마가 알아주기를
나는 신께 기도드렸다.
부모가 알아주지 않는
자식 속이 있데
부모가 알아주지 못해
생긴 신이 있데
우린 어디로 갈까
신을 믿으면
비웃음거리가 되잖아
어른들이 그랬어
어른들이 그랬어
신 믿는 사람 피하랬어
신 믿는 사람 피하랬어
우린 어디로 가?
그저 엄마가 알아주기를
바래보자
근데
전부를
알수는
없잖아
우린 어디로 가?
담배를 피워대는 친구들은
낄낄거리고
책가방을 둘러맨 친구들은
등돌리는데
깜 빡 깜 빡
우린 어디로 가?
담배 피기도 싫고
글씨 예쁘단 소리
마음껏 하고 싶으면
우린 어디로 가?
깜
빡
깜
빡
깜
빡
깜
빡
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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