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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심플 Jul 09. 2021

14)넌 아직 모른다

이게 끝이 아니야 이게 다가 아니야


'넌 아직 진짜 불행을 모르는구나.'

 하는 소리가 들린다. 분명 잔인하리라 믿은 목소리는 따스했다.


자신이 원하는 과자가 아니라며 투정부리는 아이를 보는 기분을 안다. 괘씸하고 밉기보다는 귀엽다. 하지만 알려는 주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네가 매일 먹는 간식과 주식, 네가 걸친 옷과 잠드는 집, 그 어느 것 하나 원래 네것은 없었다는 걸 아이는 아예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다.


원하는 것이 주어지는 순간의 행복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당연함이 되고 그 다음만이 있을 뿐이다.


문득, 불행이란 것의 끝을 생각해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끝은 없다. 무한대라는 개념을 배웠을때 처럼 아득하다.

나는 그 아득한 불행의 항아리로 손가락 하나를 내밀어 콕 찍어 맛을 본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쓴 맛을 본 사람은 달콤함을 더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 나의 상황은 고난의 방향으로 좀 더 밀려났지만, 어째서인지 나를 둘러싼 것들이 달콤하게 느껴진다.


그간 당연히 가져 온 것들에 대한 경이는 반성이 되고, 여전히 가진 것들에 대한 안도는 감사가 된다.



부족한 글에 종종 격려의 하트를 띄워 주시는 작가님 글에 있던 글귀가 내 마음에 박힌다.


신의 책상위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다.

네가 만약 불행하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면

불행이 정말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

네가 만약 행복하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면

행복이 정말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

-버니 시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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